수면장애·인지저하 연구 활용 기대…Science Advances 게재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잠자는 동안 뇌에서 일어나는 회복·정리 과정을 집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 무선 웨어러블 기술이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윤창호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여운홍 조지아공과대 교수팀과 함께 수면 중 뇌 수분 변화를 연속 측정할 수 있는 무선 근적외선분광 웨어러블 장비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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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호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여운홍 조지아공과대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
수면 중 뇌에서는 낮 동안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는 과정이 이뤄진다. 이른바 ‘아교림프계’로 불리는 시스템이다. 뇌척수액이 뇌 조직 사이를 흐르며 아밀로이드-베타 같은 노폐물을 씻어내는 방식으로, 깊은 잠에서 더 활발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교림프계 기능이 원활하지 않으면 알츠하이머 치매 등 신경계 질환 위험과 관련될 수 있다는 연구가 이어지면서, 수면 중 뇌 내부 변화를 관찰하는 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에는 뇌척수액 흐름이나 뇌 수분 변화를 확인하려면 MRI 같은 대형 장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검사실 환경에서는 자연스러운 수면 상태를 반복적으로 관찰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비는 이마에 부착하는 얇고 부드러운 무선 웨어러블 기기다. 근적외선분광 기술을 활용해 빛의 흡수 변화를 바탕으로 조직 내 수분과 혈류 변화를 측정한다. 회로는 유연하게 제작돼 수면을 방해하지 않고 밤새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장비에는 640nm, 680nm, 950nm 등 세 가지 파장의 LED와 광검출기가 탑재됐다. 측정된 데이터는 무선으로 전송돼 집에서 자는 동안에도 연속 관찰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4명을 대상으로 가정에서 총 16차례 야간 측정을 진행했다. 동시에 뇌파와 안구운동을 측정해 수면 단계를 판정하고, 각 단계별 뇌 수분 신호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수면 단계가 바뀔 때마다 뇌 수분 신호가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변하는 패턴이 확인됐다. 깨어있는 상태나 렘수면에서 비렘수면으로 넘어갈 때는 신호가 증가했고, 비렘수면에서 렘수면으로 전환될 때는 감소했다.
이러한 신호 변화는 뇌파와 안구운동으로 확인한 수면 단계 전환 시점과 거의 동시에 나타났다. 연구팀은 웨어러블 장비가 수면 중 뇌 내부 변화와 관련된 생체 신호를 포착할 가능성을 확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장비 신호에서는 뇌 수분 변화뿐 아니라 호흡, 심장박동, 느린 뇌파와 연관된 생리적 리듬도 함께 관찰됐다. 비렘수면에서는 호흡과 심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렘수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불규칙해지는 기존 수면 생리 현상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수면 시간이나 단계 판정에 주로 초점을 맞춘 기존 수면 검사와 달리, 수면 중 뇌 청소 과정과 관련된 수분 변화를 집에서 연속 관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윤창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면 중 아교림프계 활동을 일상 환경에서 관찰하는 것은 신경계 질환 연구의 중요한 과제”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데이터와 검증을 축적하면 수면장애, 노화, 인지저하 연구에 활용 가능한 새로운 관찰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융합 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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