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예대금리차 확대에도 잔액 기준 축소…은행 수익성 개선은 별개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었던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신용대출과 기업대출 금리도 동반 상승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신규 대출과 예금의 금리 차이는 확대됐지만, 기존 거래를 포함한 잔액 기준 격차는 오히려 줄어 은행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구분해서 살펴봐야 한다.
30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8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4.40%로 전월보다 0.13%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3.21%로 변동이 없었다. 이에 따라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7월 1.06%p에서 8월 1.19%p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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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담대 금리 상승 이미지. [사진=챗GPT] |
이는 전달과 반대되는 흐름이다. 한국은행의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서는 저축성수신금리가 전월보다 0.13%p 상승한 반면 대출금리는 0.04%p 하락했다. 7월에는 예금금리 상승과 대출금리 하락이 겹치며 신규 예대금리차가 좁아졌지만, 8월에는 대출금리가 반등하면서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가계대출에서는 주담대와 신용대출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8월 주담대 금리는 연 4.66%로 전월보다 0.18%p 올랐다. 넉 달 연속 상승한 것으로, 2022년 11월 4.74%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연 6.33%로 한 달 새 0.36%p 뛰었고,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0.16%p 오른 연 4.35%를 기록했다.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연 4.76%로 0.12%p 상승했다.
2022년 11월은 고물가에 대응한 통화긴축과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이 겹쳤던 때다. 한국은행은 당시 기준금리를 10월 0.50%p 인상해 연 3.00%로 높인 데 이어 11월 24일에는 0.25%p 추가 인상해 연 3.25%로 조정했다.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졌다.
여기에 그해 9월 말 시작된 레고랜드 관련 채무불이행 문제가 채권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강원도가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 신청 방침을 발표한 뒤, 도가 지급보증한 205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상환 문제가 불거졌다.
다만 2022년 11월 주담대 금리가 전달보다 급등했던 것은 아니다. 당시 주담대 평균금리는 연 4.74%로 10월의 4.82%보다 0.08%p 낮아졌지만, 통화긴축과 자금시장 불안 속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번 금리가 당시 수준에 근접했다는 것은 차주의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며, 금리 수준만으로 같은 성격의 금융시장 위기가 재현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번 상승에는 시장금리와 대출 구성 변화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단기 지표금리와 보금자리론 금리 상승,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변동형 주담대 비중 축소를 주담대 평균금리 상승 요인으로 분석했다.
일반신용대출은 은행채 단기금리 상승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증가가 더해졌다. 평균금리가 오른 데에는 자금조달 비용뿐 아니라 실제 취급된 대출의 종류와 차주 구성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도 확대됐다. 8월 기업대출 금리는 연 4.30%로 전월보다 0.10%p 상승했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연 4.21%로 0.03%p 오른 반면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연 4.38%로 0.16%p 상승했다. 중소기업의 상승 폭이 더 커지면서 대기업과의 금리 격차도 확대됐다.
수신금리는 상품별로 엇갈렸다. 정기예금 등을 포함한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7월 3.16%에서 8월 3.14%로 0.02%p 낮아졌지만, 금융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는 3.48%에서 3.53%로 0.05%p 올랐다. 이는 일부 은행에 낮은 금리의 지방자치단체 단기자금이 대규모로 예치된 것이 순수저축성예금 평균금리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신규 예대금리차 확대를 은행의 이익 증가로 곧바로 연결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8월 말 잔액 기준 총수신금리는 연 2.20%로 전월보다 0.05%p 상승했고, 총대출금리는 연 4.40%로 0.03%p 올랐다. 기존 거래까지 포함하면 수신금리 상승 폭이 대출금리보다 컸다.
이에 따라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7월 2.22%p에서 8월 2.20%p로 0.02%p 축소됐다. 신규 거래에서는 격차가 확대됐지만 전체 잔액에서는 축소된 것이다.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예금과 대출의 금리 재산정 시차, 저원가성 예금 비중, 유가증권 운용수익 등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신규 예대금리차만으로 개선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
9월에도 대출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9월 들어 22일까지 장단기 시장금리가 각각 약 0.20%p 올라 금리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며 “향후 차주의 이자 부담과 은행 수익성은 시장금리 상승분이 대출과 수신에 각각 얼마나 빠르게 반영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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