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장단 총출동…“조건 없이 대화하겠다”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삼성전자 노사 간 임금·성과급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정부가 사실상 전면 중재에 나서는 분위기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자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 장관이 잇따라 우려를 표명했고, 삼성전자 사장단도 이례적으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해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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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4] |
업계는 이번 사태가 단순 노사 갈등을 넘어 국가 반도체 경쟁력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까지 흔들 수 있는 변수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HBM4 공급 확대와 AI 메모리 시장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 장기화가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고객 대응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최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절차까지 진행했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노조 측이 새벽 시간 조정 결렬을 선언하면서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고 총파업 가능성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이후 정부 부처들도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삼성전자 파업 가능성과 관련해 “반도체를 담당하는 주무 부처 장관 입장에서 파업이라는 사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결실에는 400만명 넘는 소액주주와 국민연금이 연결돼 있다”며 “이번 사태를 단순 임금 협상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산업 경쟁력 차원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고용부, 삼성 파업에 긴급조정권 대신 '대화 권장'
반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강제 개입보다는 대화를 통한 해결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장관은 “대화로써 해결해야 한다. 밤을 새워서라도 해야 한다”며 “파업하고 말고는 노조의 선택이지만 정부는 파업까지 이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화를 주선하고 양측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자 없는 기업은 없고 회사 망하라고 설립된 노조도 없다”며 “파업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결국 교섭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에 대해서도 “진정성 있는 대화를 조속히 성사시켜 달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고용노동부는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쟁의가 국민경제나 공공의 일상생활에 큰 피해를 줄 우려가 있을 경우 정부가 파업 등을 일시 중단시키고 강제 조정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다만 정부는 현재로선 강제 개입보다는 자율 교섭과 사후조정을 통한 해결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삼성전자 사장단, 대국민 사과 발표
삼성전자 역시 강경 대응보다는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회사는 최근 노조 측에 “노사 간 추가 대화를 제안드린다”는 공문을 발송했고, 별도 전제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삼성전자 사장단은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공식 사과에 나섰다.
사장단은 “저희 삼성전자의 노사 문제로 국민들과 정부에 큰 부담과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성취가 커질수록 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 역시 더 엄격하고 커졌는데 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무한경쟁의 시대”라며 “회사 내부 문제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노조를 한 가족이자 운명공동체라고 생각하고 조건 없이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할 것”이라며 “노조 역시 국민들의 우려와 국가 경제를 생각해 조속히 대화에 나서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실 있는 경영과 기술 혁신, 과감한 미래 투자를 통해 국가 경제의 흔들림 없는 버팀목이 되겠다”며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번 입장문에는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이름을 올렸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번 사태를 단순 노사 갈등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4 공급 확대와 AI 메모리 시장 대응에 집중하고 있으며, 일부 고객사 수요는 사실상 선주문 형태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급 안정성이 고객사 계약 유지의 핵심 요소로 떠오른 만큼 생산 차질 자체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시장은 지금 공급 안정성 자체가 경쟁력인 상황”이라며 “파업 장기화 우려가 커질 경우 글로벌 고객사들이 공급 리스크를 이유로 경쟁사 물량 확대를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번 사안을 단순 노사 갈등이 아니라 국가 반도체 공급망과 연결된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산업부는 국가경제 리스크를 우려하고, 고용부는 노사 자치와 대화를 강조하는 등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결국 핵심은 생산 차질을 막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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