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넘어 'AI 기업'으로 체질 혁신
부품값 급등·중국 저가 공세 정면돌파
"선택과 집중으로 DX부문 실적 반등 노린다"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나부터 바꾸자." 삼성전자가 '이재용 2.0' 시대의 핵심 키워드로 AI(인공지능)를 전면에 내세웠다.
최근 삼성전자가 상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열고 하반기 경영전략을 점검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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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4] |
18일 재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략협의회(이하 협의회)에 모인 경영진은 스마트폰·TV·생활가전 등 DX(디바이스 경험, 완제품) 부문의 복합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AI 대전환(AX)과 제조 혁신,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기로 뜻을 모았다.
반도체 중심의 성장 구조를 넘어 AI가 이끄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미래 전략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완제품(DX) 부문의 원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참석자들은 'AI AX'과 사업 체질 개선을 양대 축으로 삼아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 경영진 머리 맞댄 글로벌 전략협의회… 하반기 승부수 모색
협의회는 매년 6월과 12월 열리는 정례 회의로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이 참석해 사업 현황과 지역별 이슈 공유와 중장기 전략을 논의한다.
올해는 16일 모바일경험(MX) 사업부를 시작으로 17일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생활가전(DA) 사업부 순으로 진행됐으며, 18일에는 반도체(DS) 부문 회의가 열린다.
이번 협의회는 특히 스마트폰·TV·생활가전 등 DX부문 주력 사업이 부품값 급등에 따른 수익성 위기에 동시에 직면한 시점에 열린 만큼 경영진이 내놓을 위기 돌파 해법과 하반기 실적 방어 전략에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 사상 최대 실적의 이면… 완제품 부문 원가 부담 가중
이번 실적은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사상 최대 수준이지만 완제품을 생산하는 DX부문은 역설적으로 반도체 등 부품값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2026년 1분기 영업이익 57조원 가운데 대부분이 반도체(DS)부문에서 나온 반면 스마트폰·TV·생활가전을 아우르는 DX부문의 이익 기여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가격 전반이 오르며 원가 부담이 가중된 데다 완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 둔화와 중국 경쟁사들의 저가 공세까지 겹치며 DX부문은 복합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 위기를 기회로… 'AI 대전환' 공감대 형성한 경영진
올해 협의회 참석자들은 DX부문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결의를 다지며 위기 극복 방안으로 AI AX와 DX부문의 미래 비전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업무 방식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AI 전환을 통해 업무 생산성과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동시에 의사결정 속도와 조직 전반의 실행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DX부문은 6월 12일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챗GPT·제미나이·클로드 등 외부 생성형 AI 3종을 업무에 도입했다.
노태문 대표는 "AI 전환을 통해 개인의 생산성을 넘어 조직 전반의 실행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DX부문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 나부터 바뀌자… 해외까지 확대된 'AI 특별교육'
삼성전자는 협의회 진행에 앞서 이달 15일에는 해외 근무 임원을 위한 AI 특별교육도 했다.
이번 교육은 단순한 AI 활용 기술 습득을 넘어 업무 방식의 근본적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3~4월에는 DX부문 부사장·상무급 임원 약 600명을 대상으로 AI 특별교육을 했는데 이번에는 당시 교육을 받지 못한 해외 근무 임원을 대상으로 추가해 진행했다.
◆ '스스로 판단하는 공장' 2030년 가동… 제조 경쟁력 새 판 짜기
앞서 지난 3월에는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 공장을 'AI 자율 공장(AI Driven Factory)'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AI 자율공장은 제조 전 공정에 AI를 적용한 공장으로, 자재 입고부터 생산·출하까지 전 공정에 디지털 트윈(가상) 기반 시뮬레이션을 도입해 품질·생산·물류 'AI 에이전트'를 통해 데이터 기반 분석과 사전 검증 강화를 핵심으로 뒀다.
이는 단순 자동화를 넘어 AI가 현장을 이해하고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자율화 단계로 도약하는 한편, 오퍼레이팅봇·물류봇·조립봇 등 휴머노이드형 제조로봇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인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최근 자체 구축한 고성능 컴퓨팅(HPC) 서비스를 정식 오픈해 디지털 트윈 기반 제품 개발 혁신에 본격 착수한 상태다.
업계는 이번 HPC 인프라가 2030년 AI 자율공장으로 이어지는 선행 투자라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 군살 빼고 핵심에 집중… 사업 구조 재편 가속
삼성전자는 AI 대전환과 병행해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본토에서 TV·생활가전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이 심화된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모바일·반도체·의료기기 등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생활가전(DA)사업부도 전자레인지 등 저부가가치 제품은 생산을 중단하거나 외주로 전환하고,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제품군에 제조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라인업을 재편하고 있다.
◆ 하드웨어 너머로… 소프트웨어·디자인·신사업으로 미래 경쟁력 확보
하드웨어 중심이던 수익 구조를 소프트웨어·서비스로 넓히려는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지난 5월 VD사업부장을 이원진 사장으로 교체했으며, 업계는 이를 TV 사업의 무게중심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서비스로 옮기려는 신호로 해석한다.
가격이 아닌 제품 본연의 가치로 승부하기 위한 디자인 역량 강화도 추진중이다.
삼성전자는 '기술의 목적은 사람'이라는 인간 중심 디자인 철학을 앞세워 비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6월 미국 유전자 분석 장비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AI·의료기기·디지털 헬스 기술과 엘리먼트의 DNA 분석 기술을 접목해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메드텍(의료기술) 분야와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 반도체와 함께 성장 양축으로…DX부문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
업계는 복합 위기를 겪는 DX부문이 AI 대전환과 AI 자율공장 전환 등 선제적인 미래 준비를 통해 차별화된 제조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반도체와 함께 강력한 성장 양대 축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를 접목한 업무 혁신이 의사결정 속도와 조직 실행력을 끌어올리고, AI 자율공장이 글로벌 생산거점의 품질과 생산성을 균일하게 높이면 DX부문의 수익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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