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죽는 줄 알았다" 괌서 13시간 지연된 대한항공…보상은 고작 '12만원 쿠폰'

자동차·항공 / 심영범 기자 / 2026-08-13 10: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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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 과정서 급제동 후 재출발…엔진 경고 메시지에 괌 공항으로 회항
예정시간보다 13시간 늦게 인천 도착…호텔·식사비에 12만원 쿠폰 제시
대한항공 "엔진 경고등 들어와 이륙 중단 후 기체 점검"

[메가경제=심영범 기자]대한항공 괌발 인천행 여객기가 이륙 과정에서 급제동한 뒤 재출발했다가 다시 괌으로 회항하면서 승객들이 불안과 불편을 호소했다. 항공편은 기체 점검과 회항에 따른 출입국 절차 등이 겹치면서 당초 예정시간보다 약 13시간 늦게 인천에 도착했다. 

 

장시간 지연으로 승객들의 일정 차질과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한 가운데 대한항공이 호텔·식사비와 함께 12만원 상당의 자사 이용 쿠폰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상 방식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 최근 대한항공 괌발 인천행 여객기가 이륙 과정에서 급제동한 뒤 재출발했다가 다시 괌으로 회항하면서 승객들이 불안과 불편을 호소했다. [사진=대한항공]

 

13일 제보 내용과 공개된 항공편 운항기록 등에 따르면 문제가 된 항공편은 지난 9일 괌 안토니오 B. 원 팻 국제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KE418편이다. 해당 항공편은 당초 오전 2시 괌을 출발해 오전 5시40분 인천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륙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승객 A씨에 따르면 항공기는 활주로에서 속도를 높이던 중 갑자기 강하게 제동했고, 승객들이 앞으로 쏠릴 정도의 충격이 발생했다.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비행기가 속도를 내던 중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는 느낌이 들었고 승객들이 앞으로 쏠렸다"며 "순간적으로 죽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서웠다"라고 말했다.

 

일부 승객들이 충격을 호소하는 등 객실 내부가 혼란스러웠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후 항공기는 기체 점검을 거친 뒤 다시 출발했지만 운항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안내가 나온 뒤 다시 괌 공항으로 회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객들은 괌 공항으로 돌아온 뒤 장시간 대기했고, 같은 날 오후 다시 한국행 항공기에 탑승했다.

 

공개된 운항기록에서도 장시간 지연 사실이 확인된다. 트립닷컴에 공개된 KE418편 과거 운항기록에 따르면 지난 9일 해당 항공편의 실제 출발시간은 오후 3시23분, 도착시간은 오후 6시39분으로 표시돼 있다. 정기 운항에 투입되는 A321neo와 달리 이날에는 B737-800이 투입된 것으로 기록됐다. 운항 상태에는 '공항으로 회항 중(Returning to airport)'이라는 문구도 남아 있다.

 

예정된 인천 도착시간인 오전 5시40분과 비교하면 실제 도착은 약 12시간59분 늦어진 셈이다.

 

문제는 장시간 지연에 따른 승객들의 일정 차질뿐 아니라 사후 보상 방식에서도 불거졌다.

 

A씨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대기 승객들에게 1인당 20달러 수준의 식사비를 지원하고 호텔을 제공했다. 이와 함께 12만원 상당의 대한항공 이용 쿠폰도 보상 차원에서 지급하겠다고 안내했다.

 

A씨는 "한국에 도착한 뒤 예정됐던 일정이 모두 틀어졌고 추가적인 금전 피해도 발생했다"라며 "무엇보다 이륙 중 급제동과 회항을 경험한 승객들은 대한항공을 다시 이용하는 것 자체가 두려울 수 있는데 다시 대한항공을 이용해야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보상이라고 주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국제여객 운송에서 목적지 도착이 2~4시간 지연될 경우 해당 구간 운임의 10%, 4~12시간은 20%, 12시간을 초과하면 30%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체류가 필요한 경우에는 적정 숙식비 등의 경비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항공사가 국토교통부가 정한 항공기 점검을 실시했거나 기상·공항 사정, 항공기 접속 관계, 안전운항을 위해 예견하기 어려운 조치를 취한 경우 등에는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이번 상황이 안전을 위한 정상적인 조치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제동 과정에서 엔진 경고등이 들어오면 이상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해당 상태로 이륙하는 것은 위험하다"라며 "이륙을 중단하고 기체를 다시 점검하는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기에 경고 메시지가 뜨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정비를 진행한다"라며 "정비 매뉴얼에 맞춰 필요한 조치를 이행했으며 이후에도 다시 메시지가 발생해 추가 확인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괌이 미국령인 만큼 회항 과정에서 출입국 절차가 필요해 지연이 발생했다는 설명도 내놨다. 이미 출국 절차를 거친 승객들이 다시 괌에 입국해야 하는 과정에서 미국 출입국 절차와 비자 문제 등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객들에게 지연 상황을 안내하고 호텔을 제공하는 한편 전자우대할인권을 지급하는 등 후속 조치를 취했다"라며 "미국 출입국 절차와 비자 문제 등으로 시간이 걸리면서 지연이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번 과정에서 부상 승객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제선 운송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에서는 몬트리올협약 적용 여부도 변수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24년 12월28일부터 국제여객 지연에 대한 항공사의 책임 한도를 기존 5346SDR에서 6303SDR로 상향했다. 다만 이는 지연 승객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정액 보상금이 아니라 실제 손해와 항공사의 책임 여부 등을 따져 적용되는 책임 한도다.

 

한편, 대한항공의 괌발 항공편 회항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9일 괌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KE422편(B777-300)은 이륙 약 30분 뒤 2번 엔진의 오일 경고등이 점등되면서 괌 공항으로 회항했다. 당시 승객 330명이 탑승했으며 대한항공은 대체 항공편을 투입했다. 승객들의 최종 인천 도착은 예정시간보다 9시간43분 늦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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