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영향 유지…시장, 후속 행보에 시선 집중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KAI)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보유 비율을 11%대로 끌어올렸다. 경영권 영향 목적의 지분 확보 기조를 이어가면서 방산·우주 사업을 둘러싼 그룹 차원의 전략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제출하고 보유 지분율이 종전 10.15%에서 11.21%로 1.06%포인트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보유 목적은 기존과 동일하게 '경영권 영향'으로 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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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AI 지분을 늘렸다. |
직접 보유 지분도 7.61%에서 8.68%로 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6월 24일부터 30일까지 5거래일 연속 장내에서 한국항공우주 주식을 매입했다.
일자별 매입 규모는 △24일 20만2000주 △25일 13만6900주 △26일 25만주 △29일 21만주 △30일 23만5700주 등으로, 총 약 104만9700주다. 이번 공시는 1% 이상 지분 변동과 특정금전신탁계약 체결에 따른 대량보유 변경 보고에 해당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국항공우주 지분 매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회사는 앞서 특정금전신탁계약을 통해 지분을 순차적으로 확대해왔으며, 이번 5거래일 연속 매입으로 누적 보유 비율을 11%대로 끌어올렸다.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가 아닌 '경영권 영향'으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이목을 끄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방산·우주항공 사업을 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삼고 있는 만큼, 항공기 체계종합업체인 한국항공우주와의 협력 강화가 필연적인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레드백 장갑차 등 지상 방산 무기체계와 함께 한화오션을 통한 함정 사업, 한화시스템의 항공전자 사업까지 아우르는 방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 여기에 한국항공우주가 보유한 KF-21 보라매 전투기, 수리온 헬기 등 항공기 체계 개발 역량이 더해지면 그룹 차원의 방산 수직계열화가 한층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매입이 이뤄진 6월 말은 한국항공우주의 상반기 실적 발표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도 시장의 관심을 끈다. 통상 방산 기업들은 하반기 수주 실적이 몰리는 계절적 특성을 보이는데, 한국항공우주 역시 최근 수년간 완제기 수출과 KF-21 양산 물량 확대에 힘입어 매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 시점에 맞춰 지분을 순차적으로 늘려온 것은 저가 매수 기회를 활용하는 동시에 향후 협력 논의에서 지분율 우위를 확보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방산뿐 아니라 우주 사업 분야에서의 시너지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사업에 체계종합기업으로 참여해왔고, 한국항공우주 역시 위성 개발 및 발사체 총조립 등에서 독자적인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협력 범위가 확대될 경우 발사체·위성 개발부터 항공기 체계까지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통합 항공우주 밸류체인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최근 정부가 우주항공청 출범 이후 민간 우주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두 회사 간 지분 관계가 정책적 협력 프로젝트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한국항공우주의 최대주주는 여전히 한국수출입은행(지분 26.41%, 6월말 기준)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대 주주로서 지분을 늘려가더라도 즉각적인 경영권 변동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 지분이 압도적인 방산 공기업 특성상 지분 확대가 실질적 지배력 행사보다는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한국항공우주가 정부 주도의 방산 공기업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분 확대가 향후 민영화 논의나 지배구조 개편 국면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사전 포석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역시 현재로선 시장의 추측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장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에 대한 지배력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국내 대표 방산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항공기 체계종합업체인 한국항공우주의 협력 범위가 확대될 경우 항공우주·방산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글로벌 방산 수요 증가와 K-방산 수출 확대 기조 속에 한국항공우주 주가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입 단가 역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시는 지분 변동에 따른 법정 공시로, 공개매수나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 계획 등이 포함된 것은 아니다”면서“이번 매입이 단순히 보유 비율 조정 차원일 수 있다며, 향후 추가 지분 매입 여부와 경영 참여 확대 가능성을 주시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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