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세에 무너진 분리막…LG화학 청주공장, 구조조정·폐쇄 시나리오 현실화되나

에너지·화학 / 박제성 기자 / 2025-12-30 10:24:33
전기차 둔화·중국 저가 공세에 수익성 악화
재택근무·전환배치·희망퇴직 '3중 선택지' 고려중
2026년 폐쇄 가능성 거론 속 인력 효율화 가속
"확정된 바 없다"는 회사 입장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LG화학이 충북 청주에 있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을 양산하는 공장과 관련해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지만 여러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 LG화학의 입장이다.

 

▲LG화학 오창공장 [사진=LG화학]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 심화로 분리막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회사는 인력 운영 전반에 걸친 고강도 효율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LG화학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중국 업체들의 기술 추격과 가격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업황 둔화 속에 사업 포트폴리오(다양화)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청주 공장이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날 청주 분리막 공장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또는 전환배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방침을 통보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

 

다만 고려 사항 중에 재택근무를 선택할 경우 최대 약 2년간 회사 복귀가 제한되며 급여 체계 역시 대폭 축소된다는 방침도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택근무 기간에는 매달 지급되는 기본급과 설·추석 상여금만 받을 수 있고, 그동안 짝수 달마다 지급되던 정기 상여금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러한 재택근무가 사실상 임금이 줄어든다며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다른 고려 사항으로 희망퇴직도 포함한다. 2026년 5월 전후로 청주 분리막 공장 폐쇄를 검토하는 상황에서 최대 50개월 치 임금 보상 수준의 희망퇴직을 제시하며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LG화학 관계자는 "사업 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로서는 확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 '분리막' 실적 비공개…2023년 목표치 대비 하향 조정 상황

 

LG화학은 분리막만 별도로 실적을 공개하지 않아 산출이 어렵지만 당초 목표치 대비 하향 조정으로 현실감 있게 방향을 튼 상황이다.

 

앞서 LG화학은 2023년 발표한 내용을 보면 분리막을 포함한 배터리 소재 전체 매출을 2022년 4조7000억 원에서 2030년 약 30조 원으로 6배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때만 하더라도 북미, 유럽을 비롯해 최대 경쟁 상대인 중국까지 수출하며 분리막 사업이 호황기였는데 이제는 중국의 물량 공세로 수익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분리막 공장에 더해 현재 플라스틱 소재 생산과 관련해 석유화학 정제 시설인 NCC(나프타 분해 시설)와 양극재(배터리 용량과 주행거리 결정)를 포함한 석유화학·배터리 첨단소재 사업 부문 전반에서 전사적인 조직 슬림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대안책인 전환배치를 통해 다른 직무나 사업부로 이동할 수 있는 여력이 크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외 사업장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헝가리 공장 등 유럽 지역 생산 거점 또한 전기차 수요 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어 국내로 인력을 대규모로 흡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로 인해 재택근무, 전환배치, 희망퇴직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직원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최종완 청주·오창공장 상무는 지난달 초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공장 운영의 위기 상황을 직접 전했다.

 

최 상무는 "특단의 반전이 이뤄지지 않는 한 청주·오창공장은 2026년 하반기쯤 전체 인력 2440명 가운데 약 1000명이 생산 활동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항은 단순한 일시적 구조조정이 아니라 LG화학이 배터리 소재 사업 전반의 전략적 재정비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제조업 특성상 실적이 부진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인력 감축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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