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헬기로 부산에 도착...해경, 유족들과 본격적인 장례 절차 논의 들어가
제주 마라도 먼바다에서 추락한 해경 헬기(S-92) 사고로 인해 실종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항공대원인 정비사 차주일(42) 경장이 9일 해저 동체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로 인한 순직자는 3명으로 늘었다.
연합뉴스가 해경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사고 이틀째인 이날 해군 심해잠수사들은 2인 2조로 'SSDS'(표면공급잠수) 기법으로 오전 11시 9분께부터 수중 수색을 벌였고, 오전 11시18분께 해저 58m에 가라앉은 헬기 안에서 시신 1구를 발견해 수습한 뒤 낮 12시 26분께 해군 군함으로 옮겼다.
해경은 이 시신에 착용된 제복 이름표를 통해 실종된 차주일 경장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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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후 부산 영도구 부산해양경찰서에 제주 마라도 해상에서 추락한 헬기에 탑승했다가 순직한 남해해경청 항공대 차주일 경장의 시신이 도착하고 있다. 탑승자 4명 중 기장인 최모 경감(47)은 구조돼 치료받고 있고, 정두환 경위, 황현준 경장, 차주일 경장이 순직했다. [부산=연합뉴스] |
제주해경은 낮 12시 56분께 인양된 차 경장의 시신을 해군으로부터 넘겨받고, 헬기를 이용해 소속 해경 항공청이 있는 부산으로 옮겼다.
남해해경청은 이번 사고로 순직한 부기장 정두환 경위(50), 차주일 경장, 전탐사 황현준 경장(27)의 유족들과 장례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빈소는 부산시민장례식장에 마련되고, 장례는 남해해경청장장이나 해양경찰청장장으로 엄수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해경은 이날 오전 5시 15분께 해군 함정 수중탐색장비(ROV)로 해저에 있는 사고 헬기 동체를 확인했다. 해경은 동체도 인양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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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오전 1시 32분께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방 321㎞ 해상에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항공대 소속 헬기(S-92)가 추락했다. [해양경찰청 제공=연합뉴스] |
사고를 당한 남해해경청 항공대 소속 헬기는 전날 오전 1시 32분께 제주도 마라도 남서방 370㎞ 해상에서 추락했다. 당시 헬기는 경비함정 3012함에서 이륙한 뒤 30~40초 만에 사고를 당했다.
헬기는 함정에서 이함할 경우 저고도로 활주(수평)비행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남해해경청은 설명했다.
사고 헬기는 지난 7일 대만 해역에서 조난 신고가 접수된 교토1호를 수색하기 위한 중앙해양특수구조단 구조대원 6명을 경비함정 3012함에 내려준 뒤 부산으로 복귀하려고 이륙한 직후 해상에 추락했다.
사고 후 3012함이 고속단정을 내려 헬기 탑승자 4명 중 3명을 찾아냈지만 정비사 차 경장은 실종됐었다.
사고 당일 발견한 승무원 3명 가운데 부기장인 정두환(51) 경위와 전탐사인 황현준(28) 경장은 숨졌고, 기장인 최모(47) 경감은 공군 헬기로 제주로 옮겨져 제주시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해경은 사고 후 침몰 해역 주변에 해경 경비함정 7척과 해군 군함·해수부 어업지도선 6척, 민간어선 4척을 동원해 실종자를 수색했다.
사고를 당한 S-92헬기는 2014년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항공대에 배치된 비교적 신형 헬기로 세월호 등 각종 해상사고에서 임무를 수행해왔다. S-92는 국내에 총 5대가 도입됐으며 그동안은 사고 발생이 없었던 기종으로 알려졌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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