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하거나 이런 건 전혀 없는 걸로 알아...(질문에)이해 안되는 측면 있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새 정부 1기 내각 인선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 측 추천 인사가 배제됐다는 지적에 대해 “어느 특정 인사를 배제하거나 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2개 부처 인선을 발표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안 위원장이 일정을 취소하고 침묵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혹시 연락했는지, 또 안 위원장 측 인사가 배제된 상태에서 향후 공동정부 구성 방향이 어떻게 되느냐’라는 질문에 “내각 인선에 관한 추천은 여러분들로부터, 많은 분들로부터 전부 추천을 다 받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추천받은 분들과 우리나라의 인재풀에서 저희가 잘 찾아서 서로 비교하고 이렇게 해서 우리가 장관 후보자를 선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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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서울 통의동 제20대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3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연합뉴스] |
이날 회견은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조각 관련 3번째이자 마지막 발표 자리였지만 윤 당선인에 대한 취재진의 세 차례 질문은 모두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아니라 안 위원장 측 인사 배제에 대한 배경 질문에 집중됐다.
윤 당선인은 또 ‘안 위원장과 어제(13일) 오전 독대하면서 인선과 관련해 논의하고 사전에 설명했는지, 안 위원장과 만나거나 연락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글쎄 저는 좀 이해가 안됩니다만, 제가 추천을 받았고 또 인선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도 설명드렸다”며 “거기에 대해 뭐 무슨 아무 문제가 없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두 차례 걸친 내각 인선 결과를 놓고 안 위원장이 오늘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반발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인다는 지적이 있는데 전반적으로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여기 두 분에 대한 인선 이야기를 안 하시고 자꾸 안 위원장 말씀을 하시기 때문에 답을 드리겠다”면서 “안 위원장으로부터 추천을 받았고, 제가 인선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도 어제 충분히 설명드렸고 본인이 뭐 불쾌하거나 이런 거는 전혀 없으신 걸로 안다”고 거듭 설명했다.
이어 "무슨 일정을 취소했다고 하는데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만은, 어제 분과 보고가 하나 있었는데 거기에 안 나오신 걸 갖고 일정을 취소했다는 그런 식으로 보고 계신 모양인데, 저는 구체적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지, 본인 입장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했을 때 느낌이나 이런 거에 비춰보면, 무슨 뭐 글쎄 저하고 이야기를 할 때는 그렇게 안 하시고 또 본인이 속으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건 제가 알 수 없습니다만은, 기자분들 이야기하시는 게 저는 이해가 안 되는 측면이 있다”고 부연했다.
윤 당선인은 전날 오후 1기 내각의 8개 부처에 대한 2차 인선 발표를 하기에 앞서 오전에 안 위원장과 독대하고 인선과 관련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실상 조각이 마무리된 전날 오후 2차 인선 발표에서도 '친(親)안철수 그룹’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선 전 단일화 당시 공동정부를 구성하기로 한 약속이 사실상 파탄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평소와 다른 안 위원장의 이틀간 행보로 인해 강한 추측을 낳고 있다.
안 위원장은 전날 윤 당선인이 인수위 분과 보고를 받는 ‘도시락 만찬 회동’ 일정에 불참한 데 이어, 이날 오전 소방 정책 현장 방문을 비롯한 공식 일정을 취소했다.
안 위원장의 침묵 행보는 이같은 공동정부 위기론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돼 귀추가 주목된다.
안 위원장을 필두로 한 인수위 인선뿐 아니라 1기 내각 인선 역시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시험대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앞서 단일화 협상의 주역이자 안 위원장의 최측근인 이태규 의원은 당초 행안부 장관 등 물망에 오르내렸으나 인선에서 빠졌다. 이 의원은 지난 11일 “입각 의사는 전혀 없다”며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직마저 사퇴했다.
인수위는 13일 이 의원이 사퇴한 인수위원직 빈자리에 당선인 비서실 정무특별보좌역을 맡고 있던 박수영 의원을 지체 없이 합류시켰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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