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 의존 사업성 평가 부실 원인...PF 연체율 개선 노력
"지역, 서민금융 공급 차질 없도록"...포트폴리오 다양화
저축은행업계 부실채권 상·매각 총력...실적 개선 성과도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이 3년 연임에 성공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경기 악화로 저축은행권의 손실이 이어지는 와중 자산 건전화와 서민금융 역할 제고라는 과제를 안았다는 평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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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저축은행중앙회 총회에서 79개 저축은행 회원사 대표 중 찬성 76표, 반대 3표를 받아 선출됐다. [사진= 저축은행중앙회] |
오 회장은 지난 3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저축은행중앙회 총회에서 79개 저축은행 회원사 대표 중 찬성 76표, 반대 3표를 받아 선출됐다. 이로써 오 회장은 명동근 회장(5·6대) 이후 36년 만에 중앙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민간 출신으로는 처음이다.
연임을 확정지은 뒤 오 회장은 “현안이 많아 어깨가 무겁다”며 “부동산 PF 정리와 브리지론 매매가 가장 중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관리해 시장 신뢰를 얻고 중앙회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저축은행은 최근 부동산 PF 부실 여파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5조4000억원이다. 종류별로 본 PF 5조8000억원, 브릿지론 2조1000억원, 토지담보대출 7조5000억원 등이다.
이 중 부동산 PF 익스포져 중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유의·부실 우려 PF는 4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PF 고정이하여신 비율(잠정)은 29.2%로 금융 업권 중 가장 높았다.
황순주 KDI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PF의 저자본·고보증 구조는 이익을 독점화하고 위험은 사회화하는 문제가 있다”며 “금융회사는 건설사 등 제3자 보증만 믿고 대출하기에 사업성 평가에 소홀하고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른 부실에 취약한 구조”라고 비판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PF 부실에 대한 원활한 정리를 목표로 NPL(부실채권) 관리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NPL사는 저축은행이 보유한 NPL을 사들여 상·매각 등을 통해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중앙회는 올해 안으로 NPL사를 설립해 건전성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당국과 소통을 통해 ▲자산 건전화 ▲저축은행 역할 확대 ▲M&A 규제 완화 ▲차세대 시스템 개발 등을 이뤄내겠다는 방침이다.
오 회장은 저축은행 역할 확대와 관련해 “저축은행이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보루라는 사명의식으로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방·소형 저축은행이 서민대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중앙회가 신용평가시스템(CSS) 등 인프라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산 건전화 및 실적 반등을 위한 저축은행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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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건전화 및 실적 반등을 위한 저축은행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 저축은행중앙회] |
애큐온저축은행은 31일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023년 대비 158.5% 증가한 370억 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전략적 상·매각을 추진하며 부실자산 정리 및 위험가중자산 한도를 효과적으로 관리·통제했다.
SBI저축은행은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거의 없어 관련 리스크가 적은 상황이다. SBI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취급액은 813억원으로 이 가운데 67.8%가 정상 채권이다. 부동산 PF 연체율도 2.46%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국내외 불확실성이 증대하는 가운데 내실 경영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한 실적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앞으로도 저축은행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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