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위한 강수 재무통 전성시대, 오너일가 직접 등판까지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현실화하면서 건설사들이 CEO 교체를 하는 강수를 두고 있다.
지난 2일 신세계그룹은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와 함께 영업본부장과 영업 담당을 전격 경질하고 대표이사 후임으로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발탁했다. 신세계건설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 실적 부진으로 우발 채무 위험이 있는 건설사로 분류돼 왔는데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1878억원에 달했다. 이는 모기업인 이마트의 사상 첫 연간 영업손실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번 인사는 정용진 그룹 회장 승진 이후 그룹 차원에서 단행한 첫 쇄신 인사로 더욱 주목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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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영재 DL이앤씨 대표 내정자(왼쪽)와 허병훈 신세계건설 대표 내정자 [사진=각 사] |
새로 부임한 허 내정자는 1988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 삼성물산 재무담당, 미주총괄 최고재무책임(CFO) 등을 거쳤다. 특히 2018년 신세계그룹에 입사한 이후 최근까지 전략실 재무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그룹 재무 관리를 총괄해온 만큼 신세계건설의 최우선 과제인 재무 건전성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에서도 ‘재무통’으로 평가받는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 지난달 신임 대표에 올랐다. 한성희 전 대표 재임기간 공격적 수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포스코이앤씨가 뒤늦게 재무건전성 관리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 신임 대표의 당면 과제도 실적 악화 대응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지난해 매출은 10조1657억원으로 전년보다 7.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7% 감소한 2010억원에 그쳤다.
디엘이앤씨는 지난 3일 서영재 전 LG전자 전무를 대표 후보로 내정했다. 재무·경영관리·신사업 추진 경험이 있는 ‘전략기획통’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재무·주택 등 임원 17명에 대해서도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등 대규모 인사를 했다. 서영재 대표이사 후보 내정자는 LG전자에서 재무·경영관리를 주로 담당한 전략기획통으로 평가된다.
GS건설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오너 4세 허윤홍 사장을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했다. 지난해 10월 최고경영자에 오르며 경영 일선에 등장한 지 6개월 만이다. 허 사장의 등장으로 주택시장에 편중된 사업 비중을 다변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우건설도 최근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이 건설 업황이 악화하면서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PF발 위기설이 아직 나도는 만큼 건설사들이 체질 개선을 서두르는 분위기”라며 “CEO 등 임원 교체는 새로운 사업도 고려하겠지만 리스크 관리 강화에 역점을 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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