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또 번진 회생설…"허위 정보" 반박에도 재무건전성 우려

건설 / 윤중현 기자 / 2025-11-27 15:19:27
회생설 도는 와중…370억원 규모 해외 자산 매각 확인
PF 우발채무 급증·부채비율 되상승…"투자자 불안 커져"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대형 건설사와 신탁사가 회생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정보지가 돌면서 롯데건설이 다시 논란에 중심에 섰다. 롯데그룹은 사실이 아니라며 즉각 대응에 나섰지만, 같은 시기에 롯데건설이 370억원 규모의 해외 자산을 매각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시장의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회사가 여러 차례 해명에 나서고 있음에도, 재무지표 악화와 업황 부진을 둘러싼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롯데건설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금융권과 건설업계에는 일부 대형 건설사와 신탁사가 회생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는 문건이 유포됐다. 문건에는 롯데건설 관련 내용도 포함돼 있었고, 메신저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롯데지주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정보지는 사실과 다르다며, 작성자와 배포자에 대해 경찰 고발을 포함한 강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해 12월에도 모라토리엄설이 담긴 정보지 유포자를 특정해 신용훼손 혐의로 수사를 요청한 전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유독 롯데건설을 겨냥한 루머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느냐”는 의문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우연의 일치처럼 보일 수 있지만, 회생설이 나온 직후 롯데건설이 대규모 자산을 정리한 사실까지 알려지며 의혹은 더 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21일 롯데 프라퍼티 하노이 싱가포르 주식 2560만주를 롯데쇼핑에 장외로 매각했다. 주당 1448원에 총 370억원 규모다. 이번 지분 처분으로 롯데건설은 해당 법인의 지분을 모두 정리했고, 롯데쇼핑은 기존 90%에서 100%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이 법인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건설의 지분 매각 배경은 유동성 확보와 재무 안정성 개선이다. 롯데건설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 시장 경색의 직격탄을 맞았고, PF 보증 규모는 2020년 말 3조6000억원에서 2022년 말 6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PF 보증은 사업 차질 시 대출 상환 책임이 건설사로 넘어갈 수 있어 우발채무로 분류되는 만큼, 건설사의 재무 위험도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유동성 압박이 거세지자 롯데건설은 계열사로부터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차입 지원을 받았고, 메리츠금융그룹과 함께 1조4000억원 규모의 PF 펀드를 조성해 단기 자금난을 막았다. 2024년에는 시중은행, 산업은행, 증권사와 손잡고 2조3000억원 규모의 PF 차환 펀드를 조성했고, 지난 2월에는 본사 사옥을 포함한 부동산 자산 매각 절차에 착수하는 등 광범위한 유동성 확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지분 매각도 이러한 일련의 조치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시장의 냉담한 시선은 이어지고 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지난 6월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신용평가사는 PF 우발채무 부담과 수익성 악화를 주요 요인으로 제시했다. PF 우발채무가 지난해 3조6000억원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하긴 했지만, 롯데건설의 자기자본이 3조원에 이르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담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실적 흐름도 개선되지 않았다. 롯데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은 5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92.2% 줄어든 28억원에 그쳤다. 부채비율은 2022년 말 265%까지 올랐다가 한때 200% 아래로 떨어졌지만, 9월 말에는 다시 214.3%로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부채비율이 200%를 넘기면 재무 건전성에 위험 신호가 켜진 것으로 판단한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재무 구조 개선에 여러 조치를 취해왔고 PF 우발채무가 감소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경기 둔화와 업황 부진이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룹 차원의 지원과 자산 매각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근본적인 수익성 회복 여부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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