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도 구매 금액에 따라 차등 적용 왜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버거·치킨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KFC가 동일한 제품에 대해 배달 가격을 매장 판매가보다 더 비싼 ‘이중 가격’을 도입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1일 KFC는 홈페이지에 배달 전용 판매가를 별도로 책정해 운영한다고 공지했다. 버거 단품은 300원, 치킨은 개당 100원, 사이드 메뉴의 경우 100원가량의 가격 차이가 적용된다.
메뉴에 따라 최고 800원 차이가 난다. 배달 주문을 이용할 경우 오리지널치킨 8조각 기준으로 800원이 더 비싸다. 징거버거세트는 500원, 버거박스는 700원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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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압구정로데오점. [사진=KFC] |
지난 2021년 12월 KFC는 모든 메뉴의 배달 가격을 매장 가격 기준에 맞춰 하향 조정했다.
이는 매장 판매 가격과 배달 가격을 동일하게 해 소비자의 혼선과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었다. 이번 가격 변경으로 인해 2년 3개월 만에 운영 방침을 바꾸게 됐다. KFC는 배달 최소 주문 금액과 배달료도 변경하기로 했다.
기존 최소 주문 금액이던 1만2000원이 1만원으로 낮아졌다. 또한 금액과 관련 없이 3000원이던 배달비도 구매 금액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1만~1만2000원은 4000원, 1만2000~3만5000원은 3000원, 3만5000원 이상은 무료 배달이다.
KFC 관계자는 “지속적인 딜리버리 시장 환경의 변화와 수수료 인상 등의 사유로 보다 안정적인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딜리버리) 전용 판매가를 별도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KFC코리아는 지난 2023년 매출액 2482억5181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억7818만원으로 같은 기간 53% 급감했다. 당기순손실은 88억9012만원으로, 3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부채가 눈덩이처럼 늘면서 부채총계를 총자본으로 나눈 값인 부채비율은 4531.6%로 전년(3270.9%)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손실이 누적되며 2020년에는 자본이 모두 바닥나 자기자본이 마이너스로 접어드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영이 어려워진 지난 2022년에는 KFC를 상징하는 국내 1호 점포인 종로점이 38년 만에 폐점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1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오케스트라 프라이빗에쿼티(오케스트라PE)는 KFC코리아를 인수했다. 1984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KFC는 그동안 글로벌 본사 운영 정책에 따라 직영점으로만 운영해왔다. 그러나 사모펀드 인수 이후 신세계그룹 계열 편의점 이마트24 상무 출신 신호상 대표를 새롭게 선임하면서 가맹점 체제로 전환했다.
KFC의 국내 매장은 2022년말 기준 180곳 안팎인데 이는 1300곳 안팎인 롯데리아·맘스터치, 400곳 안팎인 맥도날드·버거킹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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