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풋옵션 시한 임박…상장설 '모락'
'아틀라스 3만대 체제' 검토까지…車 넘어 로보틱스 패권 도전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봇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 여부를 놓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과 체결한 풋옵션(매수 청구권) 행사 시한이 다가오면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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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4] |
풋옵션은 특정 조건이 발생했을 때 보유한 지분이나 자산을 상대방에게 정해진 가격이나 특정 조건으로 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며, M&A(인수합병) 계약에서 주로 활용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하 그룹)이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분위기 변화와 그룹 내부 조직 개편 등을 감안할 때 상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 상황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해석한다.
그룹은 최근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미국 증시 상장 추진 여부와 관련한 내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룹이 지난 2021년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할 당시 소프트뱅크 측과 맺은 계약 조건이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당시 그룹은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80%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와 동시에 일정 시한까지 IPO를 추진하지 않을 경우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잔여 지분을 현대차 측이 추가 매입할 수 있도록 한 풋옵션 조항도 포함됐다.
◆ "정해진 건 없다"던 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 IPO설 '신중모드'
업계에서는 풋옵션 행사 시한이 가까워지면서 그룹이 상장 여부를 두고 전략적 판단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 다만 그룹은 공식적으로는 확대 해석에 선을 긋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과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현 시점에서는 추가적으로 얘기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발언을 두고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은 ‘신중 모드’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실제 장재훈 부회장 역시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 현장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 가능성과 관련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초 그룹은 2025년에도 IPO 여부를 검토했지만, 실제 상장에는 나서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였고 보스턴다이나믹스 역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금리와 글로벌 증시 침체 여파 역시 미래 기술 기업들의 기업가치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 "로봇도 결국 양산 싸움"…'아틀라스 3만대 시대' 승부수 띄우나
그러나 올해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CES(IT·전자 박람회) 2026에서 공개된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보스턴다이나믹스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빠르게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기존에는 연구개발(R&D) 중심의 상징적 로봇 기업 이미지가 강했다면 최근에는 실제 산업 현장 투입이 가능한 상용형 로봇 기업으로 평가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최근 공식 영상 등을 통해 공장 작업 수행이 가능한 개발형 아틀라스 영상을 잇달아 공개해 제조·물류 현장 활용 가능성을 적극 부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단순 기술 홍보 차원을 넘어 향후 IPO를 염두에 둔 기업가치 제고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한다.
글로벌 증시에서 AI와 로봇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장 관심이 가장 높을 때 상장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 내부 조직 개편 역시 이 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은 올해 초 장재훈 부회장 직속으로 ‘사업기획 TF(임시 위원회)’를 신설했는데 업계에서는 해당 조직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IPO 가능성을 함께 검토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관측한다.
시장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 여부가 단순 재무 이벤트를 넘어 그룹의 미래 사업 전략과 직결됐다고 평가한다.
그룹은 최근 단순 완성차 제조기업을 넘어 AI·자율주행·로보틱스를 결합한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 추진중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그 중심축으로 꼽힌다.
특히 업계에서는 그룹이 향후 미국 현지에 연간 3만대 규모의 아틀라스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판단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제조업뿐 아니라 물류·건설·국방·서비스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선제적으로 양산 체계를 구축해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 "테슬라 다음 판은 휴머노이드?"…보스턴다이나믹스 IPO 저울질 이유 있었다
문제는 결국 대규모 투자 재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과 생산 설비 투자가 동시에 필요한 대표적 미래 산업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그룹 역시 향후 공격적인 투자 확대를 위해 외부 자금 조달 필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실제 글로벌 로봇 기업들도 최근 잇따라 대규모 투자 유치나 증시 상장에 나서며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AI 반도체 시장처럼 로봇 산업 역시 플랫폼과 생태계를 먼저 구축한 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휴머노이드 시장은 과거 전기차 초기 시장처럼 ‘누가 먼저 생태계를 구축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되는 단계”라며 “그룹 입장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이 단순 자금 조달이 아니라 미래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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