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이동훈 기자] 1994년작 영화 ‘스타게이트’, 이 영화는 초공간 이동장치 스타게이트를 발견한 미군들이 게이트를 작동하고, 이를 통해 과거 이집트와 닮은 외계 세계에 도착해 그곳의 노예들을 해방으로 이끈다는 전형적인 영웅 서사를 담고 있다.
여기서는 SF영화라면 기본으로 등장하는 행성과 행성간 이동을 가능케하는 ‘원격전송’이 눈길을 끈다. 스타게이트에서 등장하는 원격전송은 양자역학의 일종인 양자전송의 원리를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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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타게이트' 포스터 [자료=네이버 영화] |
양자역학 이론은 보어의 이론을 근거로 한다. 전제 조건은 양자 얽힘이라고 두 개의 입자는 하나가 1이 되면, 다른 하나는 거리와 관계없이 0이 된다는 가설이다. 이 세계관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3차원에서 일반적인 시긴과 거리의 역학적 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
어떤 상자 안에 빨간 공과 파란 공이 하나씩 들어있다고 하자. 이 두 공을 연결하면 어떤 공간에서나 물리적 연결이 가능하다. 이제 손을 상자에 넣어 공 하나를 꺼낸다. 그러나 손으로 공 하나를 잡은 상황에서 아직 그 공의 색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잡고 있는 공과 상자에 남겨진 공의 색깔은 빨간색과 파란색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를 양자역학에서는 ‘양자 중첩’이라고 한다.
이제 손에 쥔 공을 지구로부터 100광년이 떨어진 행성으로 가져간다. 그리고 손에 쥔공을 확인해보니 빨간공=1이었다. 그렇다면 지구에 있는 상자 속 공은 파란공=0으로 결정된다. 이는 어떤 거리적 제약에도 이 값이 결정되면 순식간에 두 공은 연결되고 통신이 가능해진다.
놀랍게도 이 이론은 1964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이론 물리학자 존 스튜어트 벨, 1997년과 2012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교의 안톤 자일링거 교수, 2016년 캐나다 캘거리 대학교 물리학과 연구진과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진들이 일부 실험결과로 입증해냈다.
상상 속의 차원이동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 세계는 양자컴퓨터 개발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의 성능을 훨씬 뛰어넘는 막대한 연산 능력을 갖춰, 새로운 혁신을 이끌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만약 중국이 양자역학 기술을 완벽하게 구현한다면,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및 경제 패권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암호 체계를 쉽게 해독하고, 신물질 개발을 가속화하며, 인공지능 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일례로 양자역학 기반으로 보안체계를 만들어보자. 류츠신의 대표작이자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내놓은 ‘삼체’에서는 외계 종족 삼체인이 그 뛰어난 기술로도 지구보다 변수가 많은 세 물체 간의 중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풀지 못한다. 양자역학이 기반된 보안체계를 해킹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이다.
이는 곧 군사력 강화, 신약 개발, 새로운 산업 혁명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막대한 가능성을 의미한다.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반도체 패권 경쟁 역시 양자역학 기술 선점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반도체는 양자컴퓨터 개발에 필수적인 부품이며, 양국은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양자역학 기술은 미래 세계의 패권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급부상과 함께 미중 양국의 양자컴퓨터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기술 개발 경쟁은 인류에게 엄청난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안보 위협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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