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탐구] 블록체인 기반 '토큰 이코노미'가 주목받는 이유

블록체인 / 유원형 / 2019-02-24 00:46:50

[메가경제 유원형 기자] 일본식 이름의 가명인 사토시 나카모토는 2009년 ‘비트코인: P2P 전자현금시스템’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개발했다. 그후 10년, 블록체인은 미래를 바꿀 혁신 기술로서 주목받으면서 금융 등 활용 분야를 넓혀왔다 .


지난해 비트코인의 폭락과 잇단 거래소 해킹 사건 등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블록체인에 대한 인식도 같이 영향을 받았다. 블록체인을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들과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경향이 여전히 강한 탓이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 분야는 다양하다. 금융 등 민간 경제의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각종 국민 생활과 사회문제, 공공서비스의 편의성과 안정성을 강화하는데도 유용하게 적용되며 주목받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가 바로 그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쓰임새가 다양화되고 있다. 사진은 이번주 초 KT가 블록체인 도입 희망 기업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블록체인 'KT BaaS' 플랫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KT 제공]
블록체인 기술의 쓰임새가 다양화되고 있다. 사진은 이번주 초 KT가 블록체인 도입 희망 기업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블록체인 'KT BaaS' 플랫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KT 제공]


블록체인은 2016년 초 세계경제포럼(WEF)에서 4차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선정되며 각광을 받게 됐다. 당시 WEF는 2017년까지 전 세계 은행의 80%가 새로운 금융거래 시스템 구축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당시 WEF에 참가한 글로벌 전문가 및 경영진 50% 이상이 2025년까지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이 전 세계 GDP의 약 10%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록체인의 특징은 탈중앙 · 신뢰성 · 투명성이다.


블록체인은 암호기반 합의 알고리즘으로 거래정보를 기록한 원장을 모든 구성원이 각자 분산 보관하고 새로운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똑같이 장부를 업데이트하여 익명성과 보안성이 절대적으로 강화된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이다.


분산 네트워크에서 일정 시간마다 새로운 거래내역을 담은 신규블록이 형성되어 기존 블록에 계속 연결되는 데이터베이스 구조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이중지불 방지 및 이체 불가역성 특징으로 디지털 거래의 신뢰성이 확보된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을 사회와 경제, 정치 시스템에 접목시키려는 노력과 연구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블록체인은 사회문제 해결의 좋은 답이 될 수 있다. 불록체인 기반으로 협동조합을 운영할 경우 중앙화된 관리조직 없이 조합원 모두가 관리에 참여할 수 있어 운영에 투명성이 보장된다. 인센티브 시스템을 통해 조합에 기여한 만큼 적절한 보상을 분배받을 수 있다. 바로 ‘토큰 이코노미’ 적용 방식이다.


암호화폐에서 독립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소유한 경우를 코인이라고 부르고, 반면 독립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소유하지 않은 경우를 토큰이라고 일컫는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펴낸 ‘블록체인 비즈니스의 미래-한국형 토큰 이코노미가 온다’는 토큰 이코노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사회와 생활문제 해결에 블록체인 기술이 성공적으로 적용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 ETRI Insight]
공공 블록체인과 사설 블록체인 [출처= ETRI Insight]


파블로 모레노는 2017년 10월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를 “토큰과 그것이 쓰일 실물경제 시스템 사이에서 규칙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그 핵심적인 아이디어는 게임이론과 인센티브 시스템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토큰은 고객, 공급자, 토큰 후원자 등 모든 토큰 생태계 참여자들이 기꺼이 쓰려고 해야 한다. 즉, 토큰 생태계 참여자 모두에게 참여도에 따라 적절한 보상이 돌아가는 경제구조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는 ‘잘 짜인 경제 시스템’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 토큰을 포함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잘 짜인 경제 시스템이란 과거 오랜 기간 검증되어온 기존 경제학 이론들이 뒷받침되어 경제 시스템에 참여하는 내·외부 이해 관계자들 간 메커니즘에 허점이 없음을 뜻한다.


토큰 이코노미는 행동주의 학습 이론가인 버러스 스키너가 최초로 주창한 이론이다. 스키너는 특정한 행동 뒤에 주어지는 보상과 처벌을 통해 새로운 행동을 학습하는 연구 실험을 진행했다. 상자 속의 배고픈 쥐를 실험한 결과, 레버를 누르면 먹이가 떨어진다는 것을 안 뒤 먹이라는 보상이 뒤따르면 레버누르기 행동을 반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결국 그 쥐는 먹이라는 보상을 얻기 위해 레버누르기라는 새로운 행동을 학습하게 된 것이다


토큰 이코노미가 지속적으로 성공하려면 목표행동이 명확해야 하고, 보상이 사용자에게 가치 있는 것이야 한다. 이때 행동과 행동 간의 연관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행동 발생과 동시에 보상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의 대표적인 사례로 ‘스팀잇’을 꼽을 수 있다. 2016년에 시작한 스팀잇은 스팀이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소셜 네트워크 형태의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2018년 8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가 110만명을 넘어섰다.



스팀잇은 블록체인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 형태의 서비스다.?[출처= 스팀잇 앱]
스팀잇은 블록체인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 형태의 서비스다. [출처= 스팀잇 앱]


스팀잇은 중앙화된 관리 조직 없이도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 생태계가 잘 구축되어 있는 사례로 꼽힌다. 그 바탕에는 치밀하게 설계된 인센티브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 서비스는 콘텐츠를 게시한 생산자는 물론 좋은 콘텐츠를 추천한 소비자에게도 보상으로 토큰을 제공한다.


추천을 많이 받은 콘텐츠 생산자는 그에 상응한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좋은 콘텐츠를 알린 소비자도 다른 사용자의 추천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최종 보상은 콘텐츠 생산자에게 75%, 콘텐츠를 추천한 소비자들에게 25%가 배분된다. 이를 위해 보상으로 제공되는 스팀달러와 스팀파워라는 토큰이 제공된다.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는 이미 여러 사회문제 해결에 적용되고 있다. 유니세프는 지난해 2월부터 시리아 난민 아동지원에 암호화폐를 활용해 기부를 받았다. 고성능 컴퓨터 카드를 갖춘 게이머들이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 그 게임용 컴퓨터로 이더리움을 채굴하면 유니세프 암호화폐지갑에 기부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네덜란드는 산후조리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활용한 ‘블록체인 출산 및 산후조리 확인서비스’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고, 캐나다 정부는 세계경제포럼·액센츄어와 협력해 항공여행을 위한 생체인식 및 블록체인 프로젝트 시범테스트를 마쳤다. 여기에는 상대국으로 네덜란드가 참여했다. 출입국 과정부터 호텔 체크인, 여행과정의 신분확인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는 통화 개념의 코인(암호화폐)과 달리 사회문제와 실생활의 편의성을 증진시키는 방편으로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토큰 이코노미는 전통적인 경제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탈중앙·신뢰성·투명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다양한 분야로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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