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완·이호성 실적·조직 안정 강점, 이환주 신임 KB금융 회장 체제 변수
정상혁 3연임에 정보유출 부담·강태영 농협 인사구도 불확실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국내 5대 시중은행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연말 임기가 끝나는 은행장들의 연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경영 성과가 연임을 결정짓는 핵심 기준으로 꼽히는 가운데 내부통제 책임과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교체, 세대교체 요구 등이 인사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모두 오는 12월 31일 임기가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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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 5대 은행장.[사진=각 사] |
5대 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4조72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호실적만으로 현직 은행장들의 연임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진완·이호성, 실적·조직 안정에 연임 기대
상대적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는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거론된다. 우리은행은 3분기 순이익 1조276억원으로 분기 기준 처음 1조원을 넘었다. 기업금융 확대와 비이자이익 회복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우리금융이 경영 연속성과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정 행장이 취임 후 추진해 온 기업금융 강화 전략을 이어갈 필요성이 연임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발생한 은행권의 대규모 해킹 피해가 없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호성 하나은행장도 실적을 앞세울 수 있다. 하나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조3157억원이며, 누적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1% 늘어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풍부한 영업 현장 경험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체제의 경영 연속성도 강점이다.
반면 최근 하나은행에서 행장 연임 사례가 없었다는 점은 변수다. 그룹이 인적 쇄신이나 차세대 경영진 육성에 무게를 둘 경우 새로운 인물을 발탁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환주, 리딩뱅크 경쟁력에도 회장 교체 변수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호실적과 지배구조 변화가 맞물렸다. 국민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1조3509억원으로 5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누적 순이익도 3조5763억원으로 신한은행과의 격차를 1074억원까지 좁혔다. 취임 후 리딩뱅크 경쟁력을 높였다는 점은 연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KB금융이 지난 9월 양종희 회장 대신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하면서 은행장 인사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를 강조한 만큼 새 회장의 인사 방향이 핵심 변수다.
반대로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동시에 바뀌면 조직 운영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새 회장이 인적 쇄신과 경영 안정 가운데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이 행장의 연임 여부가 달라질 전망이다.
◆정상혁 정보유출 부담…강태영 인사 구도 불확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3분기 누적 순이익 3조6837억원으로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다. 2023년 취임 후 한 차례 연임한 정 행장은 세 번째 임기에 도전한다. 실적은 뒷받침되지만 장기 재임에 따른 인적 쇄신 요구와 최근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부담이다.
금융당국이 보안 사고와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CEO의 관리 책임을 강조하고 있어 사고 원인과 책임 범위에 대한 조사 결과가 인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이자·수수료이익 증가와 충당금 부담 감소로 수익성을 개선했지만 그룹의 인사 구도는 불투명하다.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보유한 만큼 중앙회와 지주 경영진의 판단이 중요하다.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의 임기가 내년 2월 끝나는 데다 과거 이대훈 행장을 제외하면 농협은행장 연임 사례도 드물다. 실적 개선이 곧 연임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내부통제·경영승계 검증 강화
이번 은행장 인사에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은행 자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역할을 확대하고 후보자에 대한 실질적인 검증을 강화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순이익뿐 아니라 금융사고 예방, 부실채권 관리, 조직 운영 역량 등이 주요 평가 기준으로 부상하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은행장 인사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경영자를 재신임할 것인지, 아니면 내부통제 강화와 세대교체를 위해 새로운 인물을 발탁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후보군 압축 절차를, 우리금융은 은행장 경영승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주요 금융그룹은 12월 초부터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를 순차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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