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수입 한계'로 적자에 사고 겹쳐..전문가 "이른 구조조정"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방뇨 논란'이 불거진 칭따오 맥주 수입사 비어케이가 희망퇴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적극적인 프로모션과 사업의 다변화 등 적절한 해결방안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0일 중국 산둥성의 칭따오 맥주 생산공장에서 근로자로 보이는 한 남성이 맥주 원료 보관 시설에 소변을 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온라인상에서 해당 장면이 급속도로 퍼지며 국내 시장에서 불매운동 분위기로 칭따오 맥주 판매량이 급감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위생 논란이 일자 국내에 칭따오 맥주를 수입해 판매하는 비어케이는 당시 입장문을 통해 "칭따오 맥주 본사에 확인한 결과 문제가 된 3공장은 내수용 맥주만 생산하고 있으며 수출용 공장은 별도의 공간에서 제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해명하며 "현재 비어케이가 수입하는 칭따오 전 제품은 해당 공장과는 무관한 제품"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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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칭따오 이미지를 내세운 수입사 비어케이의 홈페이지 [이미지=비어케이] |
이외에도 비어케이는 한국 소비자들이 칭따오 맥주를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정밀 검사와 현지 실사를 진행하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비어케이는 현재 칭따오와 '라오샨' 두 종류의 맥주 브랜드만을 유통 중이다.
이 중 라오샨 역시 중국 청도의 칭따오 브루어리에서 생산되는 맥주로 사실상 비어케이의 매출 대부분이 칭따오 브랜드에서 발생하는 셈이다. 라오샨은 국내 인지도가 낮아 점유율이 무의미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비어케이의 희망퇴직이 칭따오 소변 테러 파문의 영향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해당 사건이 알려진 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기에 너무 이른 결정 아니었냐는 지적과 함께 이 회사가 기존에 갖던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칭따오 단일 브랜드에 의존 중인 비어케이의 독특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꼬집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다. 주류‧유통 전문가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 한 개의 취급 브랜드만으로는 영업 효율을 내기 어렵고 프로모션 등을 통한 리스크 관리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 내 타 브랜드, 혹은 다른 국가의 맥주까지 사업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영석 대표가 이끄는 비어케이는 과거 에딩거‧크루저 등의 수입 주류도 유통한 바 있으며 2003년부터 공식적으로 칭따오 맥주를 국내에 수입해왔다. 칭따오 맥주는 일반적인 중식당을 중심으로 양꼬치·마라탕·훠궈 등 이색 중국 음식까지 대중화되자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019년 이후 일본 맥주 불매운동으로 인한 반사이익 효과로 한때 수입 맥주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어케이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8년 237억원에서 이듬해 2019년 71억원으로, 2020년에는 68억원까지 지속 감소했다. 결정적으로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2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단일 브랜드에 의존한 운영방식이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고, 여기에 최근 방뇨 논란이 더해지자 위기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희망퇴직 카드를 다소 이르게 꺼낸 모습"이라며 "칭따오는 맥주의 질이 좋기에 시간이 지나면 대중 기억에서 이번 사건이 잊힐 가능성도 높았다. 오히려 직원들과 합심해 연말 프로모션 등을 공격적으로 진행하는 방안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어케이는 현재 120명 규모의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중이다. 퇴직 지원금은 근속 연수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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