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일각 "검사 자체가 상당한 리스크"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한양증권이 경영권 매각에 나선 가운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반응은 찬 바람만 거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양증권의 실적과 별도로 인수 시 금감원의 이 회사에 대한 수시검사 칼날 끝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양학원은 한양증권 경영권 매각 추진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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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양증권 본사 전경 [사진=한양증권] |
재단 측은 산하 한양산업개발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파동의 여파로 경영난에 빠져 증권사 매각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산업개발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파동으로 지난해 496억19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국내 30위권의 중소 증권사다. 기업금융(IB)과 채권 부문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62억9475만원, 당기순이익은 351억417만원이다.
최대주주인 한양학원의 지분율은 지난 3월 말 보통주 기준 16.29%다.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40.99%로 올라간다. 한양증권 시가총액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1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업계에선 추산하고 있다.
한양증권 인수에 관심 있는 기업으로는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 등이 거론된다. KCGI는 지난해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을 인수한 데 이어 증권사까지 인수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수 후보자로 일부 언론에 보도된 우리금융그룹과 LX그룹은 나란히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시장에 나온 이상 공시를 통해 입장 밝히는 것 외에 관련된 어떤 말도 할 수 없다”며 “원매자 중심의 시장이라 이제는 공이 넘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M&A 시장 일각에서는 한양증권이 현재 금감원의 검사를 받는 상태를 예의주시하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증권은 지난달 비위 행위로 검찰 통보를 받은 직원을 채용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수시검사를 받고 있다.
수시검사를 받는 다는 것은 일정 기간을 정해 검사를 진행하는 정기검사보다 말 그대로 회사를 수시로 당국이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 측에서는 이 같은 조사에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한양증권은 올 들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인력을 적극 보강했는데 사익 추구 혐의가 적용된 것이 이 분야로 알려져 파장이 커질지 주목 받는 상황이다.
M&A 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원매자 입장에서는 당국의 조사를 수시로 받는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리스크로 여겨질 수 있다”며 “그 조사의 불똥이 원매자 회사로 튈지 다른 수사로 번질지 여부에 대해 우려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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