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대부분 소멸, 거래량 급감...11월 미국 대선 촉각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급락한 것으로 나타나 하반기 반등 변수가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1분기 대비 약해진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호재와 거시 경제 영향으로 투자자들의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실적도 반 토막 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일 가상자산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2분기 159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이는 1분기에 거둔 3356억원의 영업이익과 비교해 53% 줄어든 수준이다. 2분기 매출(영업수익)은 2570억원으로 전분기(5311억원)와 비교해 52% 감소했다. 2분기 순이익은 131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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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시세 [사진=연합뉴스] |
빗썸은 2분기 32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전분기(621억원)와 비교해 48% 줄어든 수치다. 2분기 매출도 1047억원으로 전분기(1382억원)와 비교해 24% 감소했다. 빗썸의 2분기 순이익은 109억원이다.
거래량 급감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가상자산 통계분석업체인 코인게코에 따르면 전일(19일) 오후 3시 기준 업비트의 하루 거래량은 7억8173만달러(약 1조406억원)를 기록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된 지난달 19일 거래량 24억7442만달러(약 3조2935억원)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빗썸의 하루 거래량은 3억7879만달러(약 5042억원)로 한달 전에 비해 35% 줄었다. 빗썸에서도 지난 6일 하루 거래량이 13억4717만달러(약 1조8000억원)로 급증하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감소하고 있다.
다만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해 성장세를 보였다. 두나무는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7%와 84% 증가했고, 같은 기간 빗썸은 각각 193.6%와 639.2% 늘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나무 측은 “실적 하락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등 1분기 시세 상승을 견인했던 재료들의 영향력이 2분기에 약화하면서 거래량 감소로 이어진 여파”라고 설명했다. 빗썸 측은 "시장이 활황이던 1·4분기에 비해 2·4분기 투자심리가 주춤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지만 적극적인 마케팅과 편의성 개선 등으로 안정적인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거래량 기준 국내 3위 거래소인 코인원의 경우 2대 주주(38.42%)인 컴투스홀딩스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32% 감소한 약 90억원, 당기순손익은 적자 전환하며 42억41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 같은 실적 저하 현상은 상반기 가격 상승을 이끌 만한 호재가 대부분 소진되면서 신규 투자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도 투심을 위축하게 했다. 업계에서는 6개월간 진행되는 심사를 통해 상당수 알트코인이 상장폐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3월14일 최고점 7만3750달러를 찍은 뒤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국내 거래량은 줄고 있다. 지난 6월부터는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5일에는 4만9121달러까지 떨어졌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11월 미국 대선의 결과에 따라 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이라며 “하반기에 디지털자산 산업이 기대할 만한 대형 이벤트는 현재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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