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현대제철이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경영 환경 악화를 이유로 인천공장 철근 생산 설비 일부를 폐쇄하기로 하면서 노사 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회사 측은 중장기적인 철근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지만, 노동조합(노조)은 인력 대책과 향후 투자 방안이 빠진 일방적 구조조정이라며 반발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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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인천공장 [사진=현대제철] |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인천공장의 90톤 전기로 제강 라인과 소형 압연라인을 폐쇄할 방침이다. 해당 설비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80만톤으로 인천공장 전체 철근 생산능력(약 155만~160만톤)의 절반에 해당한다.
현대제철 측은 해당 설비가 이미 장기간 비가동 상태에 놓여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인천공장의 90톤 전기로 및 소형 압연 설비는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철근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지난 1월 4일부터 가동을 멈춘 상태"라며 "중장기적인 철근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 폐쇄를 추진하고 있지만 노조와 협의를 거쳐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인천공장의 철근 생산 라인은 사실상 비가동 상태이며 노조 측도 해당 설비를 계속 유지·가동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본격적인 협의 단계에 들어가지는 않았으나, 향후 노사 간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노조는 사측이 인력 문제와 공장 폐쇄 이후의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설비 폐쇄 방침을 통보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날(20일) 열린 노사협의회에서 사측은 철근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공장 폐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노조는 신입사원 2년 연속 미채용과 연이은 공장 폐쇄 과정에서의 소극적인 대응을 지적하며 교대 축소 방안과 폐쇄 이후 인천공장의 신규 사업 투자 확정 등 구체적인 대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이 명확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현대제철은 향후 특별 노사협의회를 열어 설비 폐쇄 이후의 투자 방향과 인력 재배치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설비 폐쇄 이후 인천공장에 어떤 투자를 할 것인지 인력은 어떻게 재배치할 것인지에 대해 노조와 협의가 필요하다"며 "인천공장의 중장기적인 장래를 놓고 충분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천공장 설비 폐쇄는 현대제철의 철근 생산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편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업계는 해석한다.
현대제철은 앞서 지난 19일 포항1공장의 철근·특수강 봉강 생산라인을 철근 전용 설비로 전환하고 특수강 봉강 생산은 충남 당진제철소로 이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포항1공장 중기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는 등 구조조정을 지속해 왔다.
철강업계 전반에서도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발 철강 공급 과잉과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 수요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철근 총수요는 2021년 1100만톤에서 2024년 778만톤 수준으로 줄었으며, 올해 수요 역시 700만톤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철근 수요 감소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되는 국면에서 생산 설비 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도 "노사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고용 안정과 사업 재편이 조화롭게 이뤄질 수 있는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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