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는 정부 vs 원가 급등 업계…“동결이냐, 찔끔 인상이냐” 줄다리기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미국·이스라엘 연합과 이란 간 전쟁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상승 압력이 국내 시장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국제 LPG 가격과 환율, 물류비 등 복합적인 인상 요인이 그동안 누적되면서 국내 LPG 공급 가격 역시 인상 명분이 생겼지만, 동시에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서민 부담을 고려한 ‘속도 조절’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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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4] |
31일 업계에 따르면 SK가스와 E1 등 주요 LPG 수입사는 4월 공급가격 인상을 두고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통상 월말에 다음 달 가격을 발표해왔지만 이번에는 인상 폭과 시점을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면서 발표 일정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LPG 가격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매월 고시하는 국제 가격(CP·Contract Price,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원유 가격 상승 흐름이 맞물리며, 매월 CP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실제 아람코는 2025년 12월부터 2026년 2월까지 프로판과 부탄 가격을 매월 톤(t)당 20~35달러씩 인상했으며, 3월에는 일시 동결했지만 상승 압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 LPG 가격 인상 요인 '충분'…다만 정부 '물가 안정 정책'과 충돌
문제는 국내 LPG 가격이 이러한 상승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SK가스와 E1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 행보를 맞추기 위해 3개월 연속 가격을 동결했고, 3월 되서야 kg당 25~28원 수준의 제한적 인상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이미 누적된 인상 요인이 kg당 100원에 달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는 그동안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정부 정책에 동참하면서 인상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커지면서 LPG 운반선 운임과 보험료가 급등한 점도 인상 부담을 키우는 핵심 요인 중 하나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웃도는 고환율 상황 역시 LPG 수입 원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SK가스, E1 등 LPG 수입사는 CP에 환율, 운송비, 세금 등을 반영해 최종 국내 공급가를 산정하는 만큼 가격 인상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실제 인상 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1 관계자는 “국제 가격 상승을 감안하면 인상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정부의 서민경제 안정 기조를 고려할 때 전면 인상보다는 일부만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동결과 부분 인상 두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국제 정세를 고려하면 5월에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K가스 측 역시 “CP는 매월 말 결정되며 4월분 역시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아직 인상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신중 입장을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의 물가 관리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기적으로는 ‘점진적 인상’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LPG는 도시가스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과 자영업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서민 연료로 가격 변동이 민생 체감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에너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LPG 시장은 국제 가격 상승과 정부 정책 변수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 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라며 “인상 요인은 충분하지만 정책 환경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 때문인데 단기적으로는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겠지만, 누적된 부담을 감안하면 단계적 인상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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