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자금 돌려막기 의혹 규명해야"…고려아연, 정상적 금융거래 강조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 측과 벌인 1조원대 손해배상 소송 2건에서 잇따라 승소했다.
법원이 자사주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에 따른 경영진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고려아연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 |
| ▲고려아연, 영풍 로고. |
다만 원아시아파트너스 관련 363억5000만원의 자금거래를 둘러싼 의혹은 여전히 양측의 쟁점으로 남아 있다.
고려아연은 법원 판결이 당시 경영진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인정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반면 영풍·MBK 측은 별도로 제기한 원아시아 관련 거래의 적정성을 문제 삼으며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19일 양측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영풍·MBK 측의 경영권 분쟁은 지분 확보 경쟁을 넘어 과거 투자와 자금 운용의 적정성을 둘러싼 법적 공방으로 격화되는 모습이다.
핵심은 경영진의 투자 판단이 정당한 경영활동이었는지, 회사와 주주에게 손실을 초래한 결정이었는지를 가리는 데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21민사부는 지난 22일 MBK 측 특수목적법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고려아연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한 3063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이번 소송은 고려아연이 2024년 11월 보유 중이던 한화 주식 543만6380주(지분 7.25%)를 한화에너지에 매각한 것이 발단이다.
MBK 측은 매각가격이 적정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지만, 고려아연은 당시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필요한 거래였다고 반박해 왔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 제30민사부도 영풍 측이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관련해 제기한 8370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두 소송의 청구금액은 총 1조1433억원에 달한다. 법원은 해당 소송에서 경영진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영풍·MBK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 363억원 자금거래 놓고 '셀프상환' 의혹 충돌
소송 판결과 별개로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 관련 기업에 공급한 자금의 회수 과정을 문제 삼고 있다.
영풍·MBK 측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019~2020년 청호컴넷과 영미디어이엔티, 에스더블유앤씨 등이 발행한 사모사채와 기업어음(CP)을 총 363억5000만원어치 인수했다.
구체적으로 청호컴넷 70억원, 영미디어이엔티 93억5000만원, 에스더블유앤씨 200억원이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이 해당 기업에 먼저 자금을 공급한 뒤, 고려아연이 출자한 원아시아 펀드의 투자금으로 채권을 상환받는 구조가 세 차례 반복됐다고 주장한다.
직접 보유한 채권은 상환됐지만 상환 재원이 사실상 고려아연의 출자금이었고, 투자 위험은 펀드에 남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풍·MBK 관계자는 "동일한 자금 흐름이 세 차례 반복됐다"며 당시 경영진이 거래를 지시하거나 결정했는지, 이해상충 여부에 대한 적절한 검토가 이뤄졌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앞서 원아시아 관련 투자 의혹에 대해 여유자금을 활용한 정상적인 금융거래였으며, 투자 판단 역시 합리적인 경영 결정에 따라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펀드 운용사의 개별 행위를 투자자가 사전에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이번 22일 판결은 자사주 공개매수와 한화 지분 매각에 관한 것으로, 원아시아 관련 363억5000만원 거래의 적법성까지 판단한 것은 아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의 잇따른 소송과 의혹 제기가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부담을 주고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영풍·MBK 측은 경영진의 자금 운용과 투자 결정에 대한 검증이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의 법적 공방은 장기화되고 있으며, 이번 판결로 고려아연이 두 건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었지만, 원아시아 관련 자금거래 의혹과 경영진의 책임을 둘러싼 논란은 별도의 검증과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