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피해 배재현 전 카카오대표, 미래에셋에 "110억 물어달라"

증권 / 윤중현 기자 / 2025-11-10 14:07:10
37억3000만원 현금 인출·주식 강제 매도 피해 주장
미래에셋 "보안 이상 없다… 실제 피해 15억 수준"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방탄소년단(BTS) 정국과 대기업 총수 등을 노린 연쇄 해킹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인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배 전 대표는 ‘위·변조로 인한 금융사고는 금융회사가 책임진다’는 전자금융거래법 조항을 근거로, 자신의 피해 계좌에 있던 현금과 주식의 복구를 요구하며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사진=연합뉴스]

 

이 사건은 2023년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 발생했다. 당시 배 전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 상태였다. 해킹 조직은 미리 탈취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배 전 대표 명의의 알뜰폰을 무단 개통한 뒤, 이를 통해 미래에셋증권 계좌에 접속해 수십억 원 규모의 현금과 주식 매각대금을 인출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 거래를 감지한 다른 금융사가 해당 자금의 일부를 동결하면서 추가 피해는 막았지만, 송금된 금액 중 일부는 회수되지 않았다.

 

배 전 대표에 따르면 해킹으로 현금 37억3000만원이 인출됐고, 39억3000만원어치의 주식이 강제 매도 후 빠져나갔다. 그는 “해당 주식을 그대로 보유했다면 현재 시가로 약 110억원 상당에 이른다”며 피해 규모를 주장했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이 계좌 관리와 보안 조치를 소홀히 했다”며 책임을 물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은 “보안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었으며, 피해액 규모 역시 주장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본인 인증 과정은 휴대전화, 정부 신분증 진위 확인, 케이뱅크 1원 인증 등 3단계로 이뤄지며, 모두 정상적으로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래에셋증권 측은 해킹 자금이 배 전 대표 명의의 삼성증권 및 케이뱅크 계좌로 이체된 점을 감안하면, 모든 책임이 미래에셋증권에 귀속될 수는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피해액도 실제로는 15억8000만원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총 피해액 76억6000만원 중 60억8000만원이 회수됐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만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배 전 대표가 현재 시가를 기준으로 피해액을 산정하고 있으나,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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