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눈 건강 ‘비상’… 유행성 각·결막염, 안구건조증 주의

건강·의학 / 주영래 기자 / 2025-07-31 11:03:55
수영장 등 다수와 접촉하는 곳에 방문 시 아데노바이러스 유의
에어컨 장시간 작동 시 실내 습도 낮아져 안구건조증 악화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눈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기온과 습도가 급격히 오르면서 냉방기기 사용이 늘어나고, 여름 휴가철 물놀이와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에는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성 결막염이 급증해 유행성 각·결막염과 안구건조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각·결막염으로 진료 받은 환자 수는 휴가철인 7~8월에 많은 편으로 나타났으며, 지난해에는 5~6월 대비 7~8월 환자 수가 약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폭염에 안과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하고있다. [사진=김안과병원]

아데노바이러스는 각막과 결막 모두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전염성이 강하고 열이나 소독약에도 잘 살균되지 않기 때문에 수영장, 목욕탕 등 다수와 접촉하는 곳에 방문한 후 감염되기 쉽다. 충혈, 이물감, 눈물, 통증 등의 증상이 대표적으로 나타나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 평소보다 눈곱이 많이 생겨 눈을 뜨기 힘들 수도 있다. 대부분 별다른 후유증 없이 자연스럽게 호전되지만, 경우에 따라 각막혼탁이나 눈꺼풀과 안구가 달라붙는 검구유착이 발생할 수 있다.

유행성 각·결막염을 앓고 있다면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안약을 처방받아 점안하거나 인공눈물을 사용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안대는 통풍이 되지 않고 습기가 찰 수 있어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콘택트렌즈 사용자라면 다 나을 때까지는 안경을 써야 한다.

결막염은 눈꺼풀의 안쪽과 안구의 바깥쪽을 덮고 있는 투명한 점막인 결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원인에 따라 바이러스성, 세균성, 알레르기성으로 구분된다.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여름철에 특히 많이 발생하는데, 아데노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에 의해 감염되며 수영장이나 워터파크 등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접촉을 통해 쉽게 전파된다. 전염력이 높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도 쉽게 옮을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도 여름철에 흔히 발생하는 형태다. 자외선 노출, 미세먼지, 꽃가루, 동물의 털 등이 원인이 되며, 냉방기 사용으로 인해 실내 공기가 건조하거나 자극적인 경우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눈의 충혈, 이물감, 가려움, 눈곱 증가 등이 있다.

여름철 결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 속 위생관리가 중요하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렌즈 착용 전후 손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물놀이 후 콘택트렌즈 착용이나 눈을 비비는 습관이 염증을 악화시키거나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햇빛이 강한 날에는 선글라스나 안경을 착용해 자외선 노출을 줄이고, 자주 사용하는 수건이나 베개, 침구류는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는 “결막염은 대부분 가볍게 지나가는 질환으로 인식되지만, 방치할 경우 각막까지 염증이 번지거나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눈 건강은 소홀하기 쉬운 만큼 작은 불편도 가볍게 넘기지 않고 살피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간단한 생활 습관만으로도 결막염을 예방하고,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에도 손 씻기를 비롯해 비누와 수건을 따로 쓰는 등 다른 사람과 사용하는 물건을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물놀이 시 눈 보호를 위해 물안경 착용을 권장한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각막에 산소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세균 감염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물놀이 시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꼭 착용해야 한다면 일회용 제품을 선택한다. 씻지 않은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른 더위로 실내 냉방기기 사용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안구건조증도 유의해야 한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막이 불안정해 수분이 증발하면서 이물감, 통증, 눈물흘림, 눈시림, 뻑뻑함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실내 적정 습도는 50~60% 정도지만 에어컨을 한 시간만 틀어도 습도가 40% 이하로 떨어지게 되며, 선풍기와 에어컨 바람을 얼굴로 직접 향하게 하면 눈물이 더 빨리 증발해 춥고 건조할 때처럼 쉽게 자극을 느낄 수 있다.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기 작동 시 바람을 정면에서 쐬는 것을 피하고 장시간 에어컨을 틀어야 하는 경우 주기적인 환기를 통해 실내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열대야로 쉽게 잠들기 힘들 때 스마트폰 사용이 증가할 수 있는데 이때 눈 깜빡임이 줄어들면서 안구건조증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화면을 볼 때는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이거나 화면에서 눈을 돌려 먼 곳을 바라보며 눈에 휴식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늦은 밤 어두운 공간에서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이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윤영채 전문의는 “여름철에는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기 쉽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마가 끝난 뒤 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냉방기기를 올바르게 이용해 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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