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7~8월 예약 50% 증가"…홋카이도·규슈·오사카 인기 지속
LCC, 고베·삿포로·하코다테 신규 공급…중국 단거리 노선 확대도 가속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로 내려앉으면서 일본 여행 수요가 다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엔저 효과와 함께 동남아시아 여행 비용 상승, 단거리 여행 선호 등이 맞물리며 일본 예약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맞춰 여행사들은 자유여행(FIT) 상품을 확대하고 있으며 항공사들도 일본 노선 증편과 신규 취항을 잇달아 추진하는 등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5.31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이 9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4년 11월 이후 약 1년 8개월 만이다. 최근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일본 현지에서의 숙박과 식비, 쇼핑 등 여행 경비 부담이 줄어든 점이 여행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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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로 내려앉으면서 일본 여행 수요가 다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사진=교원투어] |
실제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946만명으로 집계됐다. 원·엔 환율이 최저 850원대까지 하락했던 전년(881만8000명)보다 7.3% 증가한 수치다. 올해도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567만5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늘었다.
여행사 예약 데이터에서도 일본의 강세가 확인된다.
노랑풍선에 따르면 최근 지역별 예약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일본 예약이 직전 기간보다 174.5%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베트남(73.4%), 중국(62.5%)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증가폭이다. 업계에서는 경기 둔화 속에서 장거리보다 비용 부담이 적고 비행시간이 짧은 일본과 중국 등 근거리 여행지로 소비가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내에서는 홋카이도가 가장 높은 예약 비중을 기록했다. 이어 규슈와 오사카 순으로 나타났다. 홋카이도는 여름철 평균 기온이 낮아 '쿨케이션'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규슈는 온천과 미식, 오사카는 쇼핑과 자유여행 수요가 꾸준한 지역으로 꼽힌다.
베트남에서는 다낭이 가장 높은 예약 비중을 차지했고 나트랑과 푸꾸옥이 뒤를 이었다. 몽골 역시 꾸준한 예약이 이어졌으며 백두산과 대만도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여행사들은 늘어나는 자유여행 수요에 맞춰 상품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교원투어 여행이지는 최근 일본 규슈 지역을 중심으로 자유여행 상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여행 스타일과 예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항공과 숙박을 결합한 '에어텔', 항공·숙박·렌터카·테마파크 입장권을 포함한 '에어카텔', 항공권을 별도로 구매한 고객을 위한 '호텔팩' 등을 선보였다.
하나투어는 7~8월 일본 여행 예약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0% 증가한 상태라고 밝혔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중동 정세 영향으로 최근 해외여행 심리가 일부 위축됐지만 유류할증료 인상과 고환율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일본과 중국 등 단거리 여행지 예약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삿포로는 무더위를 피해 떠나는 쿨케이션 여행지로 각광받으면서 예약 증가세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일본 노선 공급석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일본 여행 예약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현지 물가가 크게 오르고 환율 부담도 커졌다"며 "여기에 일부 지역의 치안 문제까지 겹치면서 여행객들이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일본과 중국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도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노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진에어는 다음 달 7일부터 인천~고베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189석 규모 B737-800 항공기를 투입해 매일 1회 운항한다. 인천공항에서 오후 1시30분 출발해 오후 3시30분 고베에 도착하며, 복편은 오후 4시30분 고베를 출발해 오후 6시30분 인천에 도착한다.
파라타항공은 이달 6일부터 인천~삿포로 노선을 매일 운항하고 있다. 260석 규모 A330-200 항공기를 투입했으며 첫 운항편은 탑승률 100%를 기록했다. 삿포로는 여름철 평균 기온이 20도 안팎에 머물러 국내 폭염을 피해 떠나는 대표적인 쿨케이션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로케이는 다음 달 6일부터 23일까지 청주~하코다테 노선 부정기편을 주 2회 운항한다. 하코다테는 항구 야경과 신선한 해산물, 모토마치 거리, 유노카와 온천 등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갖춘 지역이다.
이스타항공도 일본 노선 공급 확대에 나선다. 오는 8~10월 인천~도쿄 144편, 인천~후쿠오카 144편, 부산~후쿠오카 58편 등 총 346편을 추가 편성했다. 파라타항공과 진에어 역시 지방 노선 공급을 확대하면서 오사카와 교토를 비롯한 간사이권뿐 아니라 삿포로와 고베, 하코다테 등 지방 도시까지 여행 선택지가 넓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엔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항공 공급 확대와 자유여행 선호가 맞물리면서 일본 여행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비용 부담이 커진 동남아시아를 대신해 일본과 중국이 올 하반기 단거리 해외여행 시장을 이끌 핵심 여행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뿐 아니라 추석 연휴와 가을 여행 시즌까지 이어지는 성수기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일본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며 "고객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항편을 늘려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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