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 연계·원외 이송까지"…고난도 치료 역량 확대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심장이나 폐 기능이 급격히 무너진 중증 환자에게 마지막 생명줄로 쓰이는 에크모 치료에서 서울아산병원이 국내 최다 시행 기록을 세웠다. 에크모에 의존하던 성인 환자 3명 중 2명은 다시 스스로 숨 쉬고 심장이 뛸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해 장치를 제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병원이 성인 중증 심폐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에크모 누적 건수가 3000례를 넘어섰다. 2005년 첫 시행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3123례를 기록했다.
| ▲강필제 서울아산병원 에크모팀장이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
에크모는 체외막산소공급장치로, 심장과 폐 기능이 크게 떨어진 환자의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뒤 다시 체내로 돌려보내는 생명 유지 장치다. 환자의 심장과 폐가 회복할 시간을 벌어주는 동시에, 의료진이 심부전이나 호흡부전의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울아산병원은 2012년 에크모 500례, 2015년 1000례, 2021년 2000례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3000례를 돌파했다. 특히 2019년 에크모 전문팀을 공식 발족하면서 중증 심폐부전 환자 치료 체계를 한층 고도화했다.
치료 성과도 두드러진다. 2025년 기준 서울아산병원의 에크모 이탈 성공률은 65%를 기록했다. 에크모 치료를 받은 환자 100명 가운데 65명이 자발호흡과 자발순환을 회복해 장치를 안전하게 제거했다는 의미다.
에크모 치료는 단순히 장치를 연결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환자가 에크모를 유지하는 동안 의료진은 심폐기능부전의 원인을 치료하고, 이후 심장과 폐 기능이 회복되는 정도를 보며 장치가 보조하는 혈류량과 산소 공급량을 단계적으로 줄인다. 환자의 장기가 스스로 기능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에크모 이탈을 결정한다.
생존 퇴원율도 2025년 기준 51%로 집계됐다. 에크모 치료 대상자가 생명이 위태로운 중환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이 장치를 제거하고 퇴원까지 이어졌다는 점은 치료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에크모는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에게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장이나 폐 기능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일 경우, 에크모는 뇌사 장기 기증자를 기다리는 동안 생명을 유지하는 ‘이식 교량’ 치료로 활용된다.
서울아산병원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전체 에크모 운용의 20%에 해당하는 452례를 이식 대기 환자에게 시행했다. 이 가운데 실제 이식으로 이어진 비율은 72%였고, 이식받은 환자의 생존 퇴원율은 82%를 기록했다.
분야별로는 심장이식 164건과 좌심실보조장치 22례 등 총 186례의 심장이식 및 좌심실보조장치 교량 치료가 시행됐고, 이식 후 생존 퇴원율은 82%였다. 폐이식 교량 치료는 140례가 시행됐으며, 이식 후 생존 퇴원율은 81%로 나타났다.
타 병원에 있는 위급 환자를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 치료하는 원외 이송 체계도 자리 잡았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원외 이송은 총 130례 진행됐으며, 이송 환자의 에크모 이탈 성공률은 70%, 생존 퇴원율은 59%였다.
원외 이송 후 장기이식으로 연결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심장이식 29례, 좌심실보조장치 3례, 폐이식 21례 등 총 53례가 이식 치료로 이어지며 전국 중증 심폐부전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성인 에크모 3000례 달성은 중증 심폐부전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의료진의 축적된 경험과 협업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환자들이 에크모 이탈을 넘어 건강한 퇴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치료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3일 국내 첫 성인 에크모 3000례 달성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을 열고 정맥-동맥 에크모 적용 중 좌심실 후부하 관리, 정맥-정맥 에크모의 성과와 미래, 개심술 후 에크모 적용, 에크모팀 내 체외순환사의 역할 등 최신 치료 지견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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