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세대 이하 정비구역 지정권 이양엔 신중론
기간 단축 효과·도시계획 일관성 따져야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서울 지역 공급대책은 물량 발표에 앞서 기반시설과 사업 실행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서울시의회에서 나왔다. 중앙정부가 정책을 확정한 뒤 서울시와 세부 계획을 조율하는 방식보다 계획 단계부터 서울시가 참여해야 인허가와 기반시설 조정에 따른 사업 지연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특별시의회 윤수혁 의원(국민의힘·중구2)은 지난 27일 제33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정책과 관련해 “빠른 발표가 빠른 공급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며 서울과 관련된 주택정책은 계획 단계부터 서울시와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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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발언을 하고 있는 윤수혁 의원 [사진=서울시의회 제공] |
정부는 지난 13일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와 착공 속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인허가와 보상, 자금조달 등 주택사업 단계마다 공급을 늦추는 요인을 줄여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는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윤 의원은 주택공급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공급 목표를 제시하는 것만으로 실제 주택이 빠르게 공급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사업계획을 세우는 단계에서 교통과 상하수도 등 도시기반시설이 추가 주택과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은 주택사업이 개별 사업지 안에서 끝나지 않고 주변 교통과 학교, 상하수도 등 기존 도시기반시설과 맞물릴 수밖에 없다. 공급계획이 먼저 결정된 뒤 기반시설 문제를 검토할 경우 사업계획을 다시 조정하거나 관계기관 간 협의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윤 의원이 정부 정책 발표 전 서울시와의 협의를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시가 도시계획과 기반시설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공급계획 수립 초기부터 사업 여건을 함께 검토해야 정책 발표 이후 계획을 수정하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취지다.
또 다른 쟁점은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서울의 500세대 이하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 지정 권한의 자치구 이양이다.
정비구역 지정 권한이 자치구로 넘어가면 지역 사정을 잘 아는 기초자치단체가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 반면 권한 분산이 곧바로 사업기간 단축으로 이어지는지, 자치구별 판단이 서울 전체 도시계획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는 게 윤 의원의 주장이다.
윤 의원은 특히 제도 변경의 목적이 행정 권한 자체를 옮기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실제 정비사업 기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비사업은 구역 지정뿐 아니라 각종 심의와 인허가, 사업시행과 관리처분 등 여러 절차를 거치는 만큼 특정 권한을 이양하는 것만으로 전체 사업기간이 단축되는지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주택공급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세 가지 과제도 제시했다. 먼저 서울과 직접 관련된 국가 주택공급 정책을 마련할 때 정책 발표 이전부터 서울시가 참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전협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급물량과 사업 속도를 결정하기 전에는 기반시설의 수용 능력과 제도 변경 효과 등 실제 사업 추진 가능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주민 반발이나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이 큰 사업에 대해서는 충분한 정보공개와 숙의·토론 과정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주택공급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처음부터 함께 설계할 때 공급의 속도를 높이고 시민의 신뢰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주택공급 과정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시민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서울시의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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