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 부상과 장비 문제 등 역경 극복 월드컵 부진 훌훌 털어내
한국 금1·은2·동1 공동 15위...김민석 동메달 이어 빙속 2번째 메달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의 간판 차민규(의정부시청)가 큰 경기에 강한 '멘탈 갑'다운 면모를 보이며 폭발력있는 질주로 2개 대회 연속 은빛 시상대에 올랐다.
차민규는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34초 39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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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민규가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 2위로 은메달을 획득한 뒤 동료 김준호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노르웨이의 호바르 홀메피오르 로렌첸(34초41)에 '단 0.01초' 차로 은메달을 따냈던 차민규는 이번 베이징에서는 중국 가오팅위(34초32)에 이어 '0.07초' 차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은빛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대한민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 2번째 은메달이자 4번째 메달(금1·은2·동1)을 수확했다. 메달 4개 모두 빙상 종목에서 나왔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지난 8일 남자 1500m 김민석(성남시청)의 동메달에 이은 두 번째 메달이다.
한국은 호주와 메달 순위 공동 15위를 달렸다. 상위권에는 독일(금8·은5·동1), 노르웨이(금8·은3·동6), 미국(금5·은5·동1), 네덜란드(금5·은4·동2), 스웨덴(금5·은2·동3) 순으로 자리했다.
차민규는 올 시즌 올림픽에 앞서 출전한 네 차례 월드컵에서 한 번도 5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그간의 역경을 훌훌 털어버리며 폭풍같은 역주를 펼쳤다.
그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메달 후보로 꼽히지 못했지만 괴력의 스피드를 펼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은메달 획득에 성공하며 명실상부한 세계적 빙속 스프린터임을 입증했다.
차민규는 월드컵 4차 대회가 끝나고 몸 상태를 끌어올리며 이를 악물고 훈련했다. 골반 부상과 장비 문제를 딛고 시상대의 두 번째 자리에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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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2위를 차지한 차민규가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메달 수여식에서 은메달을 수여받은 뒤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
연합뉴스에 따르면, 차민규는 2위를 차지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큰 대회를 앞두고 더욱 집중해서 훈련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쉽지만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는 그는 "특히 스타트를 빨리 끊기 위해 노력했는데, 생각대로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차민규는 또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스케이트 날이 잘 잡히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평창올림픽 때 장비를 봐주셨던 분과 연락이 닿아서 뒤늦게 장비를 관리할 수 있었다"며 "완벽하게 준비했다면 금메달을 따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차민규는 오는 18일 열리는 남자 1000m에서 대회 두 번째 메달을 노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차민규 선수에게 "어려운 종목에서 다시 한번 해냈다"며 "평창에 이은 2연속 은메달의 쾌거에 국민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을 것"이라고 축하했다.
이어 "순식간에 코너를 돌아 거침없이 질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지독한 노력으로 모두의 자부심을 만들어 낸 차 선수가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또 "스피드 스케이팅 강국의 위상을 드높여줘 고맙다"며 "앞으로도 멋지게 달려주기 바란다. 남은 경기도 국민과 함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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