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개발공사 감사①] 제주 삼다수 실외적재 '화학물질 용출 우려'에 '발칵'

유통·MICE / 주영래 기자 / 2026-01-26 09:49:45
제주개발공사 도외물류 계약, 총체적 난국... 감사위 "실질적 제재 이뤄져야"
계약 위반 8차례·위약벌 26억원에도 사업자 교체 없어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편집자주]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에서 계약 관리, 평가 절차 등 여러 분야에 걸친 문제점을 지적했다. 메가경제는 감사위원회의 감사 결과를 토대로 제주개발공사의 운영 실태와 구조적 문제를 심층 취재해 연속 보도할 예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 감사결과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물류 계약 관리가 계약 체결부터 이행 관리, 사후 정산까지 전 과정에서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감사위원회가 실시한 종합감사 결과, 삼다수를 전국으로 유통하는 도외 판매 물류운영사업 전반이 명확한 기준이나 검증 절차 없이 관행적으로 반복되면서 공공 계약의 기본 원칙은 물론 제품 보관 환경까지 위협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 삼다수 생산 과정 [사진=제주개발공사]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제5기(2021년 7월~2024년 6월) 도외 판매 물류운영 용역에서 운영사는 실내창고 1만8000평 확보를 핵심 조건으로 약정했으나, 실제로는 최대 9800평(약 54%)만 확보·운영했다. 이로 인해 항만 반입 물량이 실외에 적재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실외 적재는 제품 보관 환경과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다. 생수병은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플라스틱 병이 가열되어 비스페놀 A(BPA)와 같은 화학물질이 물에 녹아 나올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여름철 고온 환경에서는 플라스틱 병이 변형되거나 유해 화학물질이 물에 스며들어 물의 맛과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식품안전 전문가들은 생수병을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서늘하고 어두운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하지만 실내창고 확보율이 54%에 불과했다는 것은 나머지 46%의 물량이 이러한 보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환경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개발공사는 이러한 상황에도 별도의 개선 조치 없이 위약벌만 부과하는 데 그쳤다. 소비자 건강과 직결되는 보관 환경 문제를 금전적 제재만으로 처리한 것이다.

해당 기간 동안 위약벌은 총 8차례, 금액으로는 26억8100만 원이 부과됐다. 하지만 개발공사는 위약벌 부과에만 그쳤을 뿐 계약 해지나 사업자 교체 등 실질적인 제재 조치를 검토하지 않았다. 협약서에 명시된 '연 3회 이상 위약 사유 발생 시 계약 해지 검토' 규정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

26억원이 넘는 위약벌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계약 이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이러한 비용 증가는 궁극적으로 삼다수 사업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 장기적으로는 제품 가격이나 서비스 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감사위는 "반복된 계약 위반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제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계약 관리의 실효성이 상실됐다"고 지적했다.

제6기(2024년 7월~2027년 6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 우선 평가 단계에서 제5기 평가 항목에 포함됐던 '신인도' 항목이 삭제되면서, 이전 계약 기간 중 발생한 위약벌 이력과 계약 이행 성실도를 정량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지표가 사라졌다.

 

▲ 사업자 선정기준에 5기 평가항목에 있던 '신인도' 부분이 6기에는 빠져있다.

감사위는 이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의 '부정당제재 이력에 대한 이중 감점 자제' 권고를 과도하게 확대 해석한 결과라고 판단했다. 해당 권고는 부정당 제재에 대한 중복 감점을 지양하라는 취지일 뿐, 계약 이행 성실도 자체를 평가에서 배제하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협상 과정에서 나타났다. 개발공사는 입찰공고에 명시되지 않은 계약 조건을 협상 단계에서 우선협상대상자에게 유리하게 완화했다. 지역항 이용 목표 물량과 관련한 위약벌 기준을 완화하면서 목표 물량을 26만 톤에서 24만4207톤으로 하향 조정했고, '10% 범위 내 항만 간 물량 조정 가능'이라는 새로운 조건까지 추가했다.

이 과정에서 당초 부과 대상이던 총 8627만 원의 위약벌이 전액 면제됐다. 감사위원회는 "입찰공고에 없던 완화 조건을 협상 단계에서 우선협상대상자에게 유리하게 적용한 것으로, 공정 경쟁 원칙을 훼손한 행위"라고 결론 내렸다.

지역항 이용 목표 미달은 삼다수의 물류 경로나 운송 방식의 투명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제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설정된 지역항 이용 목표가 협상 과정에서 손쉽게 완화되면서,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감사 결과를 보면, 물류 계약은 계약 체결 단계부터 단가 산정, 계약 변경, 사후 정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실질적인 점검과 견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계약 방식 선택의 타당성이나 경쟁성 확보 여부에 대한 검토가 형식적으로 이뤄지면서, 특정 계약 구조가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지속됐다.

특히 물류 계약은 사업 특성상 장기간 반복되고 계약 금액 누적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음에도, "왜 이 방식이어야 했는지", "단가가 합리적인지"에 대한 내부 검증 흔적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공기관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담당 부서의 판단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평가다.

단가 검증 부실 역시 심각한 문제로 꼽혔다. 물류 용역은 외부 환경과 운영 조건에 따라 비용 변동 요인이 큰 영역이지만, 계약 체결 및 변경 과정에서 객관적인 산출 근거나 비교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계약 변경이 반복되거나, 사후 정산 단계에서 관리 부담과 재무 리스크가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삼다수는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40.7%(2025년 1분기 기준)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고, 매년 미국 FDA, 일본 후생노동성의 수질검사와 미국 국가위생안전국(NSF International), ISO22000(HACCP) 인증을 획득하며 제품 자체의 품질은 국제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제품 원천 품질과 유통 과정 관리는 별개가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보관 환경이 열악하거나 물류 과정에서 온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최종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실내창고 확보율이 54%에 불과했다는 것은 나머지 46%의 물량이 실외에 방치됐을 가능성을 의미한다"며 "여름철 직사광선이나 겨울철 한파에 노출된 제품이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됐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감사위원회는 제주개발공사에 대해 ▲계약 위반 시 계약 해지 및 입찰 참가 제한 등 실질적인 제재가 가능하도록 내부 지침을 정비하고, 계약 이행 성실도와 제재 이력을 평가에 반영할 방안을 마련할 것 ▲제6기 사업에 대해 당초 입찰공고 및 협약 기준에 따라 목표 물량과 위약벌을 재검토해 부과할 것 ▲계약 관리 업무를 부적정하게 운영한 해당 부서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관련자에게 훈계를 실시할 것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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