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탐구] 삼성전자 폴더블폰, 폼팩터 혁신 성패의 열쇠

플랫폼경제 / 류수근 기자 / 2019-02-17 16:15:43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형식은 내용을 지배한다.'


독일 관념론을 완성시킨 철학자 헤겔은 1821년 쓴 저서 ‘대논리학’에서 형식과 내용의 관계를 이렇게 정의했다. 물론 헤겔 사상에서 이 정의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가 보통 받아들이는 직관적인 느낌 이상의 심오한 철학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헤겔 사상은 전통적인 형식논리학이 사유의 범주와 형식을 사유의 내용과 분리하고 있다는 데서 출발했다. 그리고 형식 없이는 어떠한 내용도 존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내용 없이는 어떠한 형식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형식과 내용은 상호 전환한다는 것이다.


형식과 내용이 상호전환하며 발전하는 예는 사유의 단계를 넘어 현실 물질세계에서도 적용된다. 21세기 들어 우리의 삶에서 떼레야 뗄 수 없는 휴대전화의 발전도 형식이 내용을 지배하고, 마찬가지로 내용이 형식을 변화하는 상호전환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될 '갤럭시 언팩 2019'를 앞두고 전 세계 주요 랜드마크에서 한글 옥외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언팩 행사에서는 갤럭시 10주년 기념 갤럭시S10시리즈와 최초의 폴더블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출처=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될 '갤럭시 언팩 2019'를 앞두고 전 세계 주요 랜드마크에서 한글 옥외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언팩 행사에서는 갤럭시 10주년 기념 갤럭시S10시리즈와 최초의 폴더블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출처= 삼성전자]


올해 스마트폰 업계 최대 화두는 ‘폴더블폰’과 ‘5G폰’의 등장일 것이다. 이중에서도 사용하기 전에는 실감을 느끼기 어려운 5G폰보다 외양이 바뀌는 ‘폴더블폰’의 등장은 전세계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바로 스마트폰의 ‘폼팩터’ 혁신이다.


‘폼 팩터(Form Factor)'. 이 용어는 산업과 공학 설게에서 제품이나 부품의 구조화된 형태로, 크기나 모양 등의 외관을 의미한다.


폴더블폰의 등장은 휴대전화 역사에 또 한 번 중요한 ’폼 팩터‘의 이정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애플과 삼성이 주도해온 스마트폰 시장이 화웨이,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빠른 성장으로 위협받으면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스마트폰 제조기업들은 하방곡선을 그리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해졌다. 그래서 나온 폼팩터 혁신이 ‘폴더블폰’이라고 할 수 있다.


‘폴더블폰’이 화두가 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라고 할 수 있지만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8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나흘 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9’에서였다.


‘폴더블폰’의 실형을 들고 나온 것은 스마트폰 업계의 큰손인 애플도 삼성도 화웨이도 아니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로욜이었다.


로욜은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삼성전자와 화웨이보다 먼저 폴더블폰을 발표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이번 CES에 폴더블폰 ‘플렉스파이’(FlexPai)를 전시했다. 창업자인 빌 리우 CEO는 CES 개막 전날의 콘퍼런스를 통해 이 제품과 자사 디스플레이 기술을 홍보했다.


플렉스파이는 디스플레이가 바깥쪽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으로, 펼친 화면의 크기는 7.8인치다. 하지만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과는 달리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혹평을 받았다. 플렉스파이를 접한 전문가들은 접었을 때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내구성이 떨어지는 등 조악한 제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결국 세계 스마트폰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어떤 폴더블폰을 내놓느냐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단연 그 선두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비록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은 로욜에게 빼앗겼지만 본격적인 폴더블폰 시장을 선도할 채비를 착실히 갖췄다.



지난해 8월 9일 미국 뉴욕의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언팩 2018' 행사에서는 갤럭시 노트9을 비롯, 갤럭시 워치, 갤럭시 홈 등 최신 스마트기기들이 공개됐다. 당시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4000여 명의 기자, 파트너사 관계자와 갤럭시 노트 팬들에게 갤럭시 노트9를 공개하며
지난해 8월 9일 미국 뉴욕의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언팩 2018' 행사에서는 갤럭시 노트9을 비롯, 갤럭시 워치, 갤럭시 홈 등 최신 스마트기기들이 공개됐다. 당시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4000여 명의 기자, 파트너사 관계자와 갤럭시 노트 팬들에게 갤럭시 노트9를 공개하며 "목적 지향적이며, 더 많은 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찬 사용자들을 위한 제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출처=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갤럭시 10주년 기념작 갤럭시S10 시리즈와 함께 폴더블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리고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인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개막 전날인 이달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신제품 공개행사를 열고 전시회 기간에 삼성전자 부스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은 로욜 제품과 달리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이며, 화면 크기는 펼쳤을 때 7.3인치, 접었을 때 4.6인치다. 접었을 때 바깥면에 작은 디스플레이가 따로 달렸다. 기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보다는 다소 작지만 메인 디스플레이에서 가능한 앱의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 화웨이도 이달 중 폴더블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화웨이는 MWC 개막 전날인 이달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연다. 화웨이가 글로벌 미디어에 보낸 초청장 이미지에는 'V'자 모양으로 접힌 스마트폰 이미지와 함께 ‘미래로의 접속(Connecting the future)’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업계에서는 이 초청장 이미지가 5G를 지원하는 폴더블폰을 암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화웨이 폴더블폰은 화웨이의 발롱 5000 5G 모뎀, 기린 980칩셋을 장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중 폴더블폰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왔던 LG전자는 전망이 나왔던 LG전자는 올해 폴더블, 롤러블 스마트폰 등 스마트폰 폼팩터 변화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아래 듀얼 디스플레이로 5G 시장에 대응하기로 했다.


삼성과 함께 빅2로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해온 애플은 2020년 이후에야 폴더블폰과 5G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에 이어 화웨이도 이달 중 폴더블폰을 공개하기로 하면서 이제 5G와 폴더블폰을 화두로 한 스마트폰 폼팩터 혁신 경쟁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폴더블폰이 시장에서 정착할 수 있을지, 누가 먼저 폴더블폰 시장을 주도하게될지 등의 화두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폼팩터 혁신은 곧 그 안에 담길 콘텐츠와 소비자의 이용패턴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폴더블폰의 향방은 스마트폰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면서 애플리케이션 산업이 획기적으로 변화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우선 폴더블폰의 방식에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 폴더블폰이 디스플레이를 안쪽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인 반면 화웨이 폴더블폰은 바깥쪽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으로 알려졌다. 누가 소비자를 먼저 사로잡느냐에 따라 어느 방식이 폴더블폰 시대를 주도하게 될지 결정된다.


폴더블폰이 활성화하면서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 등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접었을 때와 폈을 때 사용 콘텐츠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가령 접었을 때는 전화, 메시지 등을 간단히 쓰고, 펼쳤을 때 태블릿처럼 게임이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삼성의 인폴딩 방식 폴더폰은 게임과 멀티미디어 콘텐츠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아웃폴딩 방식은 카메라 기능과 외관 디스플레이 활성화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폴더블폰은 당장 넘어야할 산도 있다. 출시 초기에는 배터리 효율성 저하와 다양한 콘텐츠 부족으로 큰 반응을 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무엇보다 폴더블폰은 현재의 스마트폰보다 고가일 수밖에 없어 비싼 가격이 확산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가격이 200만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폴더블폰은 스마트폰 포화 상황에서 새로운 변화로 해석돼 일부 교체 수요를 이끌어 낼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폴드블폰의 등장은 곧 부가적인 애플리케이션 산업과 콘텐츠 제작의 변화를 유도할 것이고, 배터리 효율성도 그에 맞게 최적화되는 길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중국업체 간 점유율 차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먼저 폴더블폰을 내놓고 시장을 선점한다면 앞선 기술력을 확인하고 제품 표준을 먼저 정립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편리하고 생생한 디스플레이와 즐길 수 있는 콘텐츠, 그리고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원한다. 이런 경험만 줄 수 있다면 비싸더라도 기꺼이 구매할 소비자들은 많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폴더블폰 출하량은 내년 300만대, 2020년 1천400만대, 2022년 5천만 대로 예상된다.


결국 폴더블폰의 성패는 외양의 ‘형식’만이 아니라 그 외양을 만족시킬 수 있는 ‘내용’의 충실도가 동반하느냐에 달려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의 출시와 함께 그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연계해 새로운 폼팩터에 맞는 생태계를 그릴 수 있느냐가 성장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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