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러시아에 국가명 등 사용금지...FIFA 주관대회 출전 금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혹독한 경제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 스포츠계도 잇따라 고강도 러시아 제재에 연대하고 있다.
이번에는 동·하계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에 대한 본격 제재 조치에 나섰다.
IOC 집행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글로벌 스포츠 경쟁의 고결성(integrity)을 수호하고 모든 참가자의 안전을 위해 종목별 국제연맹(IF)과 각종 대회 조직위원회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관계자들의 국제 경기 초청 또는 참가를 불허하라고 권고했다.
이날 IOC 집행위는 이날 러시아 정부와 벨라루스 정부가 올림픽 휴전을 위반한 후 올림픽 운동이 직면한 딜레마를 논의한 끝에 이같은 권고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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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OC 집행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글로벌 스포츠 경쟁의 고결성(integrity)을 수호하고 모든 참가자의 안전을 위해 종목별 국제연맹(IF)과 각종 대회 조직위원회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관계자들의 국제 경기 초청 또는 참가를 불허하라고 권고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 캡처] |
집행위는 “올림픽 운동은 스포츠를 통해 평화에 기여하고 모든 정치적 분쟁을 넘어 평화로운 경쟁으로 세계를 통합하려는 사명으로 단결되어 있다”며 “우리는 차별 없이 모든 사람을 위한 공정한 경쟁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그러나 “현재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은 올림픽 운동을 딜레마에 빠뜨리고 있다”며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선수들은 스포츠 경기에 계속 참가할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많은 선수들은 그들의 나라에 대한 공격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집행위는 IF와 전 세계 스포츠 행사 주최 측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단을 국제대회에서 제외하도록 권고하며 구체적인 지침도 내렸다.
우선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관계자들이 러시아나 벨라루스의 이름으로 참가하지 못하도록 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또, 러시아와 벨라루스 출신 선수·관계자를 개인이든 팀이든 중립 소속으로만 받아들이도록 할 것과,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가 상징, 국가색, 국기, 국가 등을 표시할 수 없도록 할 것도 촉구했다.
이날 집행위는 러시아가 유엔이 결의한 올림픽 휴전을 위반했다며 침공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IOC가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어떠한 국제 스포츠 대회도 열지 말라고 IF에 긴급 권고한 사항도 유지했다.
집행위는 우크라이나 올림픽 공동체와의 완전한 연대를 재확인한다며,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강화할 것도 약속했다. 그러면서 연대기금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선수들과 그 가족들을 지원하고 있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국제스포츠연맹에 감사를 표했다.
집행위는 IOC 태스크포스(TF)의 도움을 받아 계속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향후 전개 상황에 따라 권고사항과 조치를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OC는 중대한 러시아의 휴전 결의 위반과 과거 다른 올림픽 헌장 위반 사례를 고려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준 올림픽 훈장도 철회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28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국제 경기 개최 및 국가명, 국기, 국가 사용 금지 징계를 내렸다.
FIFA는 이날 “러시아에서 국제 경기를 개최할 수 없고, 러시아의 홈 경기는 중립 지역에서 무관중 경기로 치른다”며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 국가명 대신 러시아축구협회(RFU) 소속으로 뛰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또 RFU 소속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에 러시아 국기와 국가의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번 러시아 징계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6개 대륙 축구연맹 회장들의 만장일치로 정해졌다.
FIFA는 또 1일(한국시간) “앞으로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러시아 국가대표와 클럽팀의 FIFA 주관 대회 출전을 금지한다"고 추가 징계를 발표했다.
이 징계로 러시아는 이달 24일로 예정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올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퇴출당한 것이다.
러시아는 24일 폴란드를 상대로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러 이길 경우 스웨덴과 체코 승자와 격돌, 올해 11월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할 예정이었다.
FIFA가 정치적인 이유로 회원국의 월드컵 출전을 금지한 것은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유엔 제재를 받은 유고슬라비아 이후 이번이 28년 만이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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