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12-4 대승에도 양키스·보스턴에 밀려 와일드카드 획득 좌절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34)이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통산 4번째 14승을 거두며 ‘유종의 미’를 기록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웃을 수만은 없었다. 소속팀은 가을야구 출전권을 놓쳤고 본인은 가장 많은 한 시즌 10패에다 처음으로 평균자책점 4점대의 아슬아슬한 성적표를 남겼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홈런 1개(3회 타일러 네빈에 1점포) 포함 6안타에 볼넷 1개를 허용했으나 7개의 삼진을 솎으며 2실점했다. 토론토가 12-4로 여유있게 승리했다.
23명의 타자를 맞아 77구를 뿌렸으며 이중 58구의 스트라이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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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4일(한국시간) 2021년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인 볼티오머 오리올스 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캐내디언 프레스/AP=연합뉴스] |
류현진은 3회 1점, 5회 1점을 내줬다. 5회 2사 만루까지 몰리며 4경기 연속 5이닝을 못 채울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세베리노를 우익수 뜬 공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반면, 토론토 타선은 1회 3점, 2회 2점 3회 4점 4회 2점 5회 1점 등 무려 12점의 화끈한 공격력으로 마운드의 류현진을 적극 지원했다. 토론토는 조지 스프링어가 1회 선두타자 홈런과 3회 그랜드슬램 등 홈런 2방으로 5타점을 사냥하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2회 투런포, 마커스 시미언이 5회 솔로포를 날리는 등 모두 4개의 아치를 그렸다. 게레로 주니어로서는 시즌 48번째 홈런포였다.
이로써 류현진은 지난달 7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역투로 시즌 13승째를 올린지 4경기 만에 5이닝 이상을 던지며 승수도 추가했다.
하지만 토론토는 이날 승리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1위와 2위인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가 나란히 이기면서 아쉽게 1승 차이로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올해 정규리그 31게임에 등판해 169이닝을 던졌으며 14승 10패에 평균자책점 4.37로 시즌을 마쳤다. 탈삼진은 143개였다. 31경기 선발 등판은 2013년 빅리그 입성 후 한 시즌 개인 최다였다.
이날 류현진은 ‘전가의 보도’인 체인지업이 되살아나며 볼티모어 타선을 상대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지난 2018년 시즌부터 매년 PS무대를 밟았던 류현진은 4년만에 온전한 가을 휴식기에 들어가게 됐다.
어깨 수술을 받고 본격적으로 공을 던진 2018 시즌부터 매년 가을 야구에 나가느라 제대로 쉬지 못했던 그로서는 오히려 온전한 휴식으로 내년 시즌 준비에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류현진은 올 시즌 개인 통산 4번째 14승을 올리긴 했지만 앞선 세 차례의 14승 때와 비교하면 크게 흔들린 한 해였다. 이 때문에 에이스 자리도 시즌 후반에 접어들면서 위협을 받아야 했다.
첫 14승을 올린 2013년은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이었고, 2014년은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 2019년은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이었다. 세 시즌과 비교하면 승수는 같지만 패수가 늘어났고 평균자책점은 몹시 나빠졌다.
피홈런수도 2013년 15개, 2014년 8개, 2019년 17개에서 올해는 24개로 훌쩍 많아졌다.
승률은 2013년 0.636, 2014년 0.667, 2019년 0.737에서 올해는 0.583으로 뚝 떨어졌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도 2013년 3.3, 2014년 1.9, 2019년 5.1에 비해 낮은 1.7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역대 성적(2013~2021년)은 73승 45패 평균자책점 3.20이다.
류현진이 올 겨우네 그간의 지친 어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고 만 35세가 되는 내년 시즌에는 토론토 에이스다운 진면목을 다시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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