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장익창 대기자] '포모(FOMO)증후군'이란 유행에 뒤처지는 것 같아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로 투자와 관련해서는 자신이 매수하지 않은 종목의 급등으로 수익을 놓칠까 겪는 불안감을 의미한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광풍을 두고 포모증후군을 겪는 이들이 적지 않다. 비트코인 상승세를 견인하는 원인들이 있어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거품이 잔뜩 끼어 곧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개당 가격이 연내 15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과 4월 이후 4만달러 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신중론이 엇갈린다. 분명한 건 가상자산은 내재가치를 정할 수 없는 위험자산이며 변동성이 큰 태생적 한계와 약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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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타는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
비트코인은 지난 10월 이후 160% 급등했고, 지난달에만 40%가 넘게 상승했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에 6만9210달러를 돌파하며 2021년 11월 10일 기록한 전고점인 6만8982달러를 2년 4개월 만에 넘어섰다. 6만9000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선 비트코인 가격은 6일 6만 3467달러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지난 8일에는 7만달러 선도 돌파했다. 13일에는 7만3000달러(한화 9600만원대) 선을 넘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글로벌 마켓보다 높게 나타나는 ‘김치 프리미엄’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법에 따라 법인과 외국인의 투자가 막힌 폐쇄성으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이 더 비싸게 거래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1일 오후 4시 30분께 1억원 선을 처음으로 꿰뚫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연내에 15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더욱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지난 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 올해 비트코인이 30만 달러(약 4억원)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요사키는 "비트코인에 불이 붙었다.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 500달러여도 충분하다"며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강세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임박한 '반감기' 도래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1월 10일 11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고 미국 뉴욕증시에서 거래를 시작하면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비트코인을 직접 갖지 않고도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가상화폐가 전통자산으로 인정받게 된 사건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 최근까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피델리티 인베스먼트 등을 통해 순유입된 금액은 100억달러(한화 1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영국 금융감독청이 가상자산 기반의 ETN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거래소 요청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비트코인 강세를 이끄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산운용사들이 주축인 ETF와 달리 증권사 중심의 ETN은 ETF처럼 상장 거래 시점은 아직 확실치 않다.
비트코인 채굴량이 현재 하루 900개에서 450개로 절반으로 줄어드는 4차 반감기 시작 시점이 오는 4월로 예정돼 이에 대한 시장 기대 심리로 강세 현상을 견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의 공급량은 총 2100만개로 제한돼 있는데 이 중 1900만개는 이미 채굴된 상태다. 비트코인을 개발한 신원미상의 수수께끼 인물인 사토시 나카모토가 희소성 원칙을 부여하기 위해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감기 종료 이후에는 무서운 폭락이 있었다는 점을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한다. 1차 반감기 종료 시점인 2013년 11월말 1200달러를 넘어섰던 비트코인 가격은 그로부터 불과 3개월 후인 2014년 2월말 110달러대까지 내려앉았다. 2차 반감기 종료 시점인 2017년 12월 1만5000달러를 넘던 가격은 1년 후인 2018년 12월에는 3200달러 선까지 주저앉았다. 2021년 11월 3차 반감기 종료시점에는 6만7000달러대를 형성하던 가격은 1년 후인 2022년 12월 1만6000달러대까지 폭락했다.
ETF가 출회를 쉽게 하고 금전 감각에 남다른 자산운용사들의 운용에 가격 급등락을 더욱 심화시켜 호재로만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미 SEC도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승인이 "암호화폐 자산 증권을 승인할 의향은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에게 경고한 상태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에는 반감기에 대한 효과가 이미 반영된 상태이며 본격적인 반감기에 들어가도 그간 기대감이 가라앉으면 가격이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는다.
아울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심리가 완화된 점도 비트코인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제기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지난 6일(현지시간) 미 연방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경제가 예상 경로로 움직인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 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되돌리는 완화책을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물가가 잡혔다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4차례 연속 동결했다. 인플레 둔화를 확신하지 못한다는 이유다.
가상자산시장 참여자들이 긍정 요인으로 기대하는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 발행에 대해서도 각국 중앙은행들은 신중한 입장이 확고하다.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CBDC 채택이 현재로서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 이를 채택할 경우에도 개인 계좌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도 지난 5일 일본 금융청과 닛케이 공동 주최로 열린 핀테크 주제 행사에서 CBDC) 도입과 관련해 "국민적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선을 그은 상황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2021년 11월 이후 '테라·루나 사태'와 세계 4위권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 파산 여파 등으로 급락했다. 그야말로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시대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2022년 한 해에만 60%이상 폭락했었다.
전세계적으로 한화로 따져 무려 50조원 이상의 피해를 양산한 테라·루나 사태를 반드시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 사태는 2022년 5월 코인 개발자인 권도형 씨가 설립한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테라가 달러화와의 페깅(가치 고정)이 끊어지면서 테라의 가격을 지지해주던 자매 코인인 루나도 함께 대폭락한 사건이다. 한 동안 메이저코인 취급을 받으며 개당 10만원에 달했던 코인이 순식간에 1원도 되지 않는 수준까지 처참하게 무너졌다.
뉴스 등에서 나오는 소식을 듣고 투자 결정을 했다면 정점을 향하는 경우에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점에 다다랐다면 내리막길이 펼쳐지는 경우가 많다.
경제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고 투자 관심 분야 공부를 통해 자신만의 투자전략과 원칙을 정립한 다음 들어가야 한다. 투자하겠다면 도박과도 같은 '올인'이 아닌 분산투자 방식으로 접근하고 합리적인 자산 포트폴리오를 설계해 임해야 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일관되게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비트코인은 내재가치가 전혀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 중에서도 버핏 회장은 2022년 4월 회사 주주총회에서 "미국의 모든 농지 지분 1%를 250억 달러(약 33조3000억원)에 팔겠다면 당장 수표를 끊어주겠다"며"하지만 비트코인이라면 세상의 모든 물량을 25달러(약 3만3000원)에 판다고 해도 사지 않겠다”며 자신의 소견을 여과없이 쏟아냈다. 버핏의 입장이기에 울림은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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