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편의성·품질 삼박자, 소비자 선택 늘어난 이유
[메가경제=정호 기자] 고물가로 치킨 가격에 민감해진 요즘, 편의점 피자와 치킨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열린 여의도 불꽃축제 기간에는 인근 편의점에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여의도·이촌동 일대 GS25 10개 매장은 불꽃축제 기간 동안 전주 대비 매출이 850% 증가했다. 특히 고피자와 닭강정 등 즉석 간편식 매출은 119배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 |
▲ 여의도 불꽃축제 기간 동안 손님이 몰린 한 GS25 매장.[사진=연합뉴스] |
편의점 치킨 판매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GS25의 자체 브랜드 ‘치킨25’는 2021년 13%, 2022년 23.5%, 2023년 30.1%로 해마다 성장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 역시 2021년 14.4%, 2022년 35.6%, 2023년 51% 증가했다.
세븐일레븐도 올해 즉석식품 매출이 약 20% 늘었으며, 이마트24 역시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편의점 피자·치킨의 인기 배경으로 ▲1인용·소포장 제품을 통한 소규모 가구 겨냥 ▲배달료·치킨 가격 인상으로 인한 부담 완화 ▲도심·주거지 인근의 접근성 ▲외식 전문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품질 향상 등을 꼽는다.
대표 사례로는 GS25의 ‘고피자’를 들 수 있다. 1인 가구를 겨냥해 프랜차이즈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매장에서 오븐으로 직접 구워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런칭 이후 1,100개 점포로 확대됐으며, 할인 시 2개를 1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어 가성비가 높은 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고피자 맛있는데 주변에 없다", "늦은 저녁에 먹었는데 꽤 괜찮았다", "가까운 매장이 없어서 아쉽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 치킨 또한 9,000원~1만 원대 가격대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GS25 ‘뉴쏜살치킨(1만900원)’, CU ‘후라이드치킨 한 마리(9900원)’, 세븐일레븐 ‘만쿠만구치킨(1만900원)’, 이마트24 ‘후라이드치킨(9900원)’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들 제품은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는 방식을 도입해 품질 또한 확보했다.
편의점 치킨의 성장에는 기존 프랜차이즈 치킨에 대한 반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일부 치킨 전문점들이 매장과 배달 메뉴의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배달료까지 포함하면 치킨 한 마리 가격이 약 2만5000원에 달한다.
반면 편의점 조각치킨은 2700원 선으로, 가격 격차가 약 10배에 이른다. 이 점이 편의점 치킨 매출 확대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편의점 피자·치킨은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하며 주력 상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처럼 조리된 제품을 단순히 데워 제공하던 수준을 넘어, 맛과 품질로도 소비자층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간식이나 식사 대용으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즉석 피자·치킨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배달비 부담과 고물가 영향이 이러한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