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부담 우려에는 일축, 증권가 전망 대체로 '긍정적'
[메가경제=정진성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미 올해 1조원의 자금 투입에 이어 한화오션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3850억원 규모의 추가 출자 결정을 한 것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달 23일 시설자금 등 2조원을 조달하고자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7일 한화오션의 주식 1723만 8522주를 3852억 8100만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11월 16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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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사진=한화오션] |
한화그룹은 올 5월 옛 대우조선해양을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개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계열사 5곳이 약 2조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출자, 한화오션의 주식 49.3%를 확보해 대주주가 됐다.
이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출자한 금액은 당시 그룹 전체 출자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1조원이었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 한화오션에 약 1조 4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입하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95%에 달해 자금 부담도 우려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대규모 방산 수출로 지속적으로 현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일축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한화오션 유상증자 참여로 인한 주식 취득의 목적을 "신사업 투자를 통한 사업시너지 강화 및 당사 보유지분 가치 제고 등"라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으로 해외 해양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을 확보하고, 친환경 연료 기반의 추진체계와 친환경 운반선, 자율운항 선박 기술을 고도화해 오는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과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 유상증자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대체로 밝은 편이다.
NH투자증권은 한화오션의 유상증자 결정이 중장기적으로 한화시스템의 해양 시스템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화시스템 주가에 한화오션의 유상증자는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이번 유상증자의 주된 목적이 해양 방산인 점에 주목했다. 한화시스템이 함정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함정 전투 체계와 정찰·전투 역할을 하는 해양 무인체계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한화오션의 방위 사업 확대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DS투자증권은 한화오션이 유상증자를 통해 설비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 한화오션의 매출액은 1조 8000억원, 영업손실은 1590억원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손실의 주된 원인은 건조 원가 증가와 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 탓"이라고 지적했다.
양 연구원은 "유상증자의 목적을 살펴보면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한화오션은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방산 부문을 미래사업으로 선정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해군 투자 필요성을 감안하면 조만간 호재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의 우호적인 전망과는 달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유사증자 참여를 공시한 7일 관련 주가는 일제히 하락으로 마감했다. 이날 한화오션 종가는 1주당 3만 5100원으로 마감하며 전일 종가에 비해 1.40% 하락했다. 각각 한화는 2만 4800,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1만 4000원, 한화시스템 1만 3120원을로 전일에 비해 -1.0%, -3.06%, -3.81%씩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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