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고위험 산모' 통념 깨졌다…산과 합병증 위험 9%↓

건강·의학 / 김민준 기자 / 2026-10-02 16:46:18
Google구글에서 선호하는 출처로 추가
20만건 분만 분석…주요 합병증 24.1% vs 25.9%
산전진찰 9회 미만 10.1%…국내 출생 여성은 2.1%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국내에서 출산한 이주여성 산모가 한국 출생 여성보다 주요 산과 합병증을 더 많이 겪는다는 통념과 다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국 단위 분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적인 합병증 발생률은 두 집단이 비슷했고, 연령과 의료보장, 거주지역, 산전진찰 이용 정도 등을 보정하면 이주여성의 위험도가 오히려 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이승미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이진용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2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승미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팀과 이진용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팀이 2022년 국내에서 발생한 분만 20만2690건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주민등록체계상 등록 외국인 여성을 이주여성으로 정의하고 한국 출생 여성과 비교했다. 분석 대상에는 자간전증·자간증, 임신성 고혈압, 임신성 당뇨병, 전치태반, 태반조기박리, 난산, 조산, 회음부 열상, 산과적 출혈 등 주요 산과 합병증이 포함됐다.

 

전체 분만 가운데 주요 산과 합병증을 하나 이상 경험한 비율은 이주여성이 24.1%, 한국 출생 여성이 25.9%였다. 단순 발생률만 놓고 보면 두 집단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산모의 연령과 의료보장 유형, 거주지역, 산전진찰 이용 정도 등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보정한 뒤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이주여성의 주요 산과 합병증 발생 위험이 한국 출생 여성보다 약 9% 낮아진 것이다.

 

일부 질환에서는 차이가 더 컸다. 이주여성의 임신성 고혈압 위험은 한국 출생 여성보다 약 36%, 난산 위험은 약 18% 낮았다.

 

다만 이 같은 차이가 모든 연령대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것은 아니다. 35세 미만 산모에서는 이주여성의 합병증 위험이 낮았지만, 35세 이상에서는 두 집단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산모의 특성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이주여성 산모의 평균 연령은 30.5세로 한국 출생 여성의 33.0세보다 낮았고, 제왕절개 비율도 49.5%로 한국 출생 여성의 56.3%보다 낮았다.

 

산전진찰 이용에서는 긍정적인 지표와 취약 지표가 동시에 나타났다. 이주여성의 평균 산전진찰 횟수는 15회로 한국 출생 여성의 18회보다 적었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최소 8회보다는 많은 수준이었다.

 

반면 산전진찰을 9회 미만 받은 비율은 이주여성에서 10.1%로 한국 출생 여성의 2.1%보다 높았다. 평균적인 진료 이용량만 보면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일부 이주여성에서는 필요한 시기에 충분한 산전진찰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한국의 제도적 환경이 이주여성의 임신·출산 건강을 뒷받침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한국은 등록 외국인에게도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임신·출산 관련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국내 이주여성의 주요 산과 합병증 위험이 한국 출생 여성보다 높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존 해외 연구와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보험 등 제도적 보장이 임신·출산 과정에서 일정 부분 보호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앞으로는 언어와 문화적 차이, 근무·돌봄 환경 등으로 의료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산모까지 안정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 접근성을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공중보건 분야 국제 학술지 ‘Archives of Public Health’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AI로 만든 정보, 진짜일까요? 공유 전 한 번 더 확인하세요.
  • 정보의 격차 없이, 누구나 디지털 세상에 닿을 수 있도록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오늘의 이슈

포토뉴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