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5년 역사가 100년으로 '뻥튀기' 롯데백화점 바샤커피 마케팅 '빈축'

유통·MICE / 김아영 / 2024-08-22 08:46:07
로고에 새긴 '1910'을 창립 연도인 것처럼 강조
테이크아웃 매장 내 취식, 아메리카노 한 잔 차이

[메가경제=김아영 기자] "바샤 커피가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라는 걸 알고 찾아왔다. 커피 맛과 매장 분위기가 고풍스러워서 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 바샤 커피 청담 매장의 내부. [사진=김아영 기자]

입소문을 타고 1시간 정도 문전성시를 이루는 롯데백화점 청담점의 야심작 '바샤 커피(Bacha Coffee)'에 대한 평가다. 오랜 역사를 지닌 것처럼 홍보하는 롯데백화점의 '현혹 마케팅'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몰린다. 100년 역사를 지닌 것처럼 홍보하는 마케팅 효과다.

실제로 5년이라는 짧은 연혁의 이 브랜드는 지난 7월초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입점하며 국내에 발을 디뎠다. 고급 브랜드를 지향하며 '커피계의 에르메스'를 표방하는 이 커피 전문점을 두고 '거짓 마케팅' 방식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메가경제는 현장을 찾아 이모저모를 살펴 봤다.

업계 일각에서는 바샤 커피의 브랜드 마케팅을 두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 받을 권리가 있는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이유가 불거지고 있다. 바샤 커피는 100년 전통을 강조한 것과 달리, 불과 5년 전에 설립된 신생 브랜드다. 바샤 커피는 로고에 '1910'이라는 숫자까지 새겨 넣으며 오랜 전통을 강조했다.

단지 이 문자는 모로코 궁전의 '커피 하우스'인 다르엘 바샤(Dar el Bacha)가 지어진 해를 의미한다. 바샤 커피는 이 커피 하우스의 화려한 역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브랜드 스토리로 내세우며, 자신들의 커피가 마치 1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것처럼 인식시켰을 뿐이다. 2019년 싱가포르에서 처음 자리를 잡은 커피 브랜드를 그대로 착안한 바샤 커피는 바닥 문양과 색상 등 인테리어를 국내에 적용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런 바샤 커피의 마케팅 수법을 그대로 가져와 국내 프랜차이즈 및 유통권 단독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1일 청담동 지점에 이어 올해 안에 롯데백화점 본점과 내년 초에는 잠실점으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바샤 커피는 럭셔리 커피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며, 한국에서도 명품 커피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할 계획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국내 고객들이 100년 이상된 브랜드로 바샤 커피를 인식한다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소비자들르부터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에 문제 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한다.

공정위 측은 "롯데백화점은 로고에 적힌 숫자의 의미를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광고 내용과 방식에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있는지 합리적인 구매를 하는 데 방해되는 부분이 있는지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객들이 바샤 커피를 찾는 이유에 대해 바샤 커피 매장 한 직원은 "바샤 커피는 1910년도부터 만들어진 커피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커피 브랜드가 100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브랜드지만, 현장을 찾는 고객들은 인테리어와 분위기로 이점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 바샤 커피 내부 진열장. [사진=김아영 기자]
지난 21일 메가경제가 직접 찾아 간 바샤 커피 청담 매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모로코라는 기둥 및 제품 거치대 윗면 디자인에 아라베스크 패턴을 찾아볼 수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벽면에 배치된 조명 불빛이 커피잔에 반사광을 만들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바샤커피는 1층엔 원두·드립백 등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부티크', 2층엔 커피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인 '커피룸'이 마련됐다. 매장 안에는 SNS를 통해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젊은층은 물론 외국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매장까지 들어가기 위한 대기 시간은 1시간 정도다.

홀 모습은 체스판을 본딴 타일 재질 위로 왼쪽으로 꺾어지는 통로 내부 곳곳에 테이블과 다양한 디자인의 의자를 배치한 모습이었다. 이마저도 커피를 즐기는 고객이 빠지기까지 상당수 시간이 소요되는 모습이었다. 고객들은 휴대전화를 들고 매장 내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유명세에만 기대 고객의 발길을 끄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는 사안이다. 실질적으로 국내 고객들은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로 알고 찾아오는 게 일반적이었다. 경기도 안양에서 온 20대 고객 김모씨는 "SNS를 통해 바샤 커피가 오랜 전통을 지닌 브랜드라고 소개돼 찾아왔다"며 "입소문 대로 매장 분위기가 고풍스러워서 그 느낌이 난다"고 말했다.

▲ 테이크어웨이 전용 트레이에 담긴 커피와 크림. [사진=김아영 기자]

바샤 커피가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로 홍보하면서 일반 커피 대비 비싼 커피 가격을 받고 있다는 점도 문제를 키운다. 밖으로 가져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만 1000원부터 시작하고, 매장에서 마실 경우 한 잔에 1만 6000원을 받는다. 테이크아웃을 기준으로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의 가격 4500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가격대다. 심지어는 자릿세까지 받는 모습이다.

바샤 커피의 매장에서 제공되는 서비스 및 경험이 가격에 반영된 것이라고 하지만 5000원이라는 차이는 쉽게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1시간 대기해서 마시는 5000원의 프리미엄 개념에는 의문이 생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글로벌에서 통용되는 자릿세 개념이며 모로코 본점에서 강조하는 정책이다"며 "별도 비용을 본사에서 가져가는 것은 아니지만, 테이크아웃을 했을 때 할인하는 개념 정도로 보면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바샤 커피의 자릿세 개념에 대해서는 국내 정서상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커피 가격 및 포장, 홀 이용비용 등은 음료가격에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며 "국내 정서 상 자릿세를 받는 커피전문점의 개념이 통용될 지는 의문"이라며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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