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원재료 물량 의존도 90%, 순살치킨 행방불명 위기
[메가경제=정호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점주들이 '치맥' 성수기가 한 발 앞으로 다가왔지만 되려 브라질산 원육 공급 중단 여파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브라질에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확산하며 닭고기 수출 금지 조처를 60일간 내렸다. 한국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브라질산 원육, 계란, 초생추(병아리) 수입을 금지했다. 국내 원육 수급 물량 부족 상황이 심화될 수 있는 배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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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닭고기 제품들.[사진=연합뉴스] |
문제는 날씨가 무더워지는 6월과 복날을 맞이하는 7월은 치킨 매출이 늘어나는 시기이기에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지점의 원재료 부족 고심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산 원육(생닭)의 자급률은 80%에 이르지만 나머지 해외에서 수입되는 원육 가운데 브라질산 닭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산 닭고기는 가공식품과 간편식·급식용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으며 치킨 프랜차이즈 중에서는 지코바가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코바는 지난달 중순 '양념 순살구이'의 원재료를 국내·브라질 혼합이라고 안내했던 것과 달리 브라질산만 사용하는 것으로 논란을 키웠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측은 이 사안을 적발하고 추가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지코바는 해당 사안을 인지한 뒤 100% 브라질산을 사용할 것이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3사 BBQ·BHC·교촌 등은 국내산 순살 원육을 사용하기에 브라질발 수급 불안과 관련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현재 전망과 반대로 국내 물량으로 인해 당장은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차후 가격 인상의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 수급되는 물량이 줄어들며 향후 날개, 닭다리 등 부분육과 순살 가공 제품의 가격 인상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상 기후로 인해 코코아·커피 등은 원재료 수급 불안을 이유로 식품 물가상승률 상승 추이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굽네치킨 가맹점주 협의회에서는 30%도 되지 않는 순살 닭고기 공급으로 인해 문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날개와 다리만 파는 콤보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점주들 또한 원재료 공급량 부족 문제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일부 프랜차이즈에서는 순살 원육을 공급받지 못해 가맹점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제로 일부 가맹점주들은 일찍 문을 닫아야 하는 고충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외에도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급되기로 한 물량도 수월하게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인해 제품 생산에 고심이 많은 상황"이라며 "현시점에서 수급 불안에 대해 업계 전반에서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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