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실패 38% '감소'한 영업이익에 반영...돌파구 '절실'
[메가경제=정호 기자] 교촌에프앤비가 신사업으로 힘을 쏟은 주류 사업이 저조한 성과로 본업 경쟁력까지 악화시키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신사업을 '수제 맥주'와 '막걸리'까지 영역을 확장했지만 도리어 이러한 신사업을 운영하는 법인들이 자본 잠식 상황에 놓인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본업인 한식 사업에 곁들일 수 있는 주류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교촌에프앤비의 기존 구상이었다.하지만 이런 구상은 오히려 신사업 자본잠식으로 이어지며 악재가 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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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한 교촌치킨 매장.[사진=메가경제] |
교촌에프앤비는 당시 수제맥주 호황에 맞춰 LF그룹에서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을 2021년 인수했다. 인수가액은 120억원 상당이며 하반기부터 사업을 본격화했다. 교촌은 주류제조면호를 취득한 뒤 기존 문베어브루잉의 제품이었던 금강산 골든에일·백두산 IPA를 리뉴얼 출시했으며 이듬해 9월 야심작인 '1991 라거'를 선보였다.
야심차게 시작한 맥주사업은 시장 포화 상황을 맞닥뜨리며 전망이 어두워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1일 발표한 '경쟁제한적 규제 개선 효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맥주를 제조하는 회사가 2019년에서 2023년까지 33개에서 81개, 브랜드는 81개에서 318개로 각각 146%, 292% 증가했다.
전자공시를 살펴보면 교촌에프앤비는 수제맥주 사업 부문 유형자산을 손상차손으로 남겨두고 있다. 손상차손은 사내 유·무형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생기는 손해를 남겨둔 회계기록이다. 2022년 건물·설비 등 첫 손상차손 13억원이 발생한 이후 2023년 57억원, 지난해 21억원으로 만성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치열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로 풀이된다.
발효주 사업 또한 뚜렷한 성과를 드러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발효공방1991은 2022년 8월 25일 당초 자본금은 5억으로 설립된 교촌에프앤비의 손자회사다. 3년간 운영되면 쌓인 부채는 15억원에서 37억원까지 확대됐다.
매출이 발생한 2023년을 기준으로 6373만원의 매출과 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듬해 매출과 영업손실은 모두 2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적자 상황을 해소하지 못했다.
기존 발효공방의 설립 취지는 글로벌 발효식품 선도 기업을 목표로 하고 2026년 완공을 통해 종합테마시설로 자리잡는다는 복안이었다. 현재 전통 장류 브랜드 '구들'은 발효 기간 문제로 시장에 출시되지 않았다. 하루 5000병만 한정 제조되는 막걸리도 수익화하기에는 수량이 많지 않다.
주류사업의 계속된 적자는 교촌에프엔비의 본업경쟁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해 교촌에프엔비는 매출 4808억원 기록하며 지난해 4449억원 대비 8% 오른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경쟁사인 BBQ와 BHC가 모두 매출을 5000억원을 넘긴 것과 대비된다. 영업이익은 248억원에서 154억원으로 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감소세에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한 주류사업의 구조 또한 뒷받침된 것을 살펴볼 수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이 정체된 성장세를 두고 기존 본사 마진과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교촌치킨은 타 치킨프랜차이즈 대비 기존 가맹점 인접 지역에 출점 제한을 두는 등 정책을 펼쳐오며 1378개 남짓한 가장 적은 점포를 운영 중이고 본사 마진 또한 가장 낮다"며 "주류 사업 같은 경우 손실이 누적되고 있지만 아직 사업을 키워나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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