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혈장치료제 기대해
[메가경제= 이승선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회복한 환자의 혈장을 이용한 치료를 긴급승인했다. 이에 국내 GC녹십자가 개발하고 있는 혈장치료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FDA는 현재까지 코로나19 환자 7만명이 혈장치료를 받았고, 이 가운데 2만명을 상대로 분석한 결과 치료의 안정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80세 이하 환자는 혈장치료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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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 식품의약청(FDA)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치료를 긴급 승인했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FDA가 코로나19 혈장치료를 긴급 승인 소식을 자청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전하며 잔뜩 고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바이러스에 대한 우리의 싸움에 있어 셀 수 없는 목숨을 구하고, 역사적인 발표를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사망률 35%의 감소를 볼 수 있었다며, "FDA가 이 치료법이 안전하고 매우 효과적이라는 독립적 판단을 내렸다. (오늘은) 우리가 고대해오던 아주 대단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코로나19에서 회복된 모든 미국인이 혈장을 기부해주길 촉구한다"며 기부할 수 있는 정부 사이트를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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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장치료제.[사진= 연합뉴스] |
하지만 현재 미 언론, 워싱턴포스트 등에서는 혈장치료가 중대한 돌파구로 보기는 힘들다는 평가도 나왔다.
혈장은 에볼라를 비롯한 감염병 치료에 오랫동안 사용돼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는 엄정한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어서 확실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앞서 국내 GC녹십자가 혈장치료제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식약처) 임상 2상 시험을 승인받아 환자 모집하고 있다. 식약처는 혈장치료제의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보고 임상 1상을 면제했다.
국내에서도 혈장치료요법을 일부 활용 중이다. 올해 4월 코로나19 중증 환자 2명이 완치자 혈장을 주입하는 치료를 받은 뒤 회복하기도 했다.
혈장치료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같이 아직 뚜렷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신종 감염병 치료를 위해 종종 시도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뚜렷한 효과가 보고되지 않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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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혈장치료.[사진= 연합뉴스] |
혈장은 우리 몸의 혈액을 구성하는 액체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이 빠진 액체성분이다.
'혈장치료'와 '혈장치료제'는 공통적으로 이 성분이 필요하지만, 다르다.
'혈장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액 속 혈장에 있는 항체 등 면역 단백질을 추출하고 분획해서 농축시킨 ‘고면역글로불린’ 제제로 만든 의약품이다.
완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게 직접 수혈하듯 투여하는 의료행위인 '혈장치료'와는 주입 성분부터 모두 다른 개념이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수단중 하나로, 현장에서 잘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본다.
방대본은 24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긴급승인한 코로나19 혈장치료와 관련해 "수혈 개념의 혈장치료를 통해 안정성과 치료 효과가 확인된다면 혈액 제제를 투여했을 때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방대본은 향후 국산 혈장치료제 대량생산에 대비해 완치자의 헌혈을 당부하기로 했다. 당국은 그동안 대구·경북 의료기관 4곳에서 혈장을 확보했으나 이날부터는 채혈 기관을 서울·경기 21개 헌혈의 집으로까지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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