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개별소비세 300원 인상안 찬성 77.9%…소방 안전 용도 법제화하면 82.1%
국회 입법 추진 필요 78.2%…단계적 인상·물가 연동 조정 장치 제안
[메가경제=심영범 기자]국민 대다수가 소방 재원 확충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담배 개별소비세 조정을 통한 재원 마련에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소방안전교부세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1년째 동결된 담배 개별소비세를 손질해 소방 안전 투자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청년입법정책학회가 29일 발표한 ‘국민 안전을 위한 소방 재원 확충 방안에 관한 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3.2%는 소방공무원과 국민의 안전을 위해 소방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전국 성인 10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은 56.5%, ‘필요한 편’은 36.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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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연합뉴스] |
소방 현장의 근무 여건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응답자의 63.7%는 화재·구조·구급 현장에서 근무하는 소방공무원의 근무 환경과 처우가 열악하다고 평가했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6.4%에 그쳤다. 국민 안전 분야 가운데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과제로는 치안·범죄 예방이 43.3%로 가장 많았고, 화재·재난 대응이 25.2%로 뒤를 이었다.
소방 재원 감소에 따른 안전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소방안전교부세는 7605억원으로, 2026년 1조503억원보다 2898억원(27.6%) 줄어든다. 이 같은 감소 사실을 처음 알았다는 응답은 58.0%였지만, 재원 축소가 노후 장비 교체와 보호장구 확충 등 소방공무원과 국민 안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90.7%에 달했다.
소방공무원 인건비 부담 구조도 재정 여력의 제약 요인으로 지목됐다. 2026년 소방공무원 인건비 약 6조5129억원 가운데 국비 지원 비중은 8.4%에 불과하고, 나머지 91.6%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 이 때문에 지자체의 소방 안전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에 응답자의 79.0%가 동의했다.
재원 확충 방안으로는 담배 개별소비세 조정이 제시됐다. 소방안전교부세는 담배 개별소비세 총액의 45%를 재원으로 삼고 있지만, 일반 궐련 담배 20개비당 594원인 개별소비세는 2015년 이후 11년째 조정되지 않았다. 응답자의 67.6%는 세율 장기 동결이 소방 재원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동의했다.
정부가 공공 재원을 추가로 마련할 경우 담배·주류 등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소비에 부담을 반영하는 방식에 대한 지지는 52.5%로 나타났다. 소득세 등 일반 세금을 고르게 인상하는 방식에 대한 지지율은 16.8%였다. 다만 구체적인 소방 재원 확충 방안으로는 다른 분야 예산 전환이 42.5%로 가장 높았고, 담배 개별소비세 세율 조정은 28.3%로 뒤를 이었다.
담배 개별소비세를 한 갑당 300원 인상하는 방안에는 응답자의 77.9%가 찬성했다. 반대는 10.2%였다. 학회는 해당 방안으로 약 1조590억원의 세수가 추가로 발생하고, 이 가운데 약 4766억원을 소방안전교부세로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통해 2027년도 소방안전교부세 감소분인 2898억원을 보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상분의 사용처를 법으로 보장할 경우 찬성률은 82.1%로 높아졌다. 반대 응답은 4.2%로 낮아졌다. 재원 확충 자체뿐 아니라 확보한 세금을 실제 소방 안전에 투입한다는 제도적 장치가 정책 수용성을 높이는 핵심 조건으로 풀이된다.
인상에 찬성하는 이유로는 흡연율 감소 등 국민 건강 증진 효과가 49.8%로 가장 많이 꼽혔다. 줄어든 소방 재원 보전은 41.6%, 새로운 세금 없이 기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36.8%였다. 반대 이유로는 흡연자에게만 부담을 지우는 것이 불공평하다는 의견이 39.9%로 가장 많았고, 서민·흡연자의 부담 증가가 29.2%로 뒤를 이었다.
추가 재원의 우선 사용처로는 소방공무원 보호장구·안전장비 확충이 76.3%로 가장 높았다. 현장 소방인력 충원 및 처우 개선은 50.3%, 노후 소방차·소방장비 교체는 44.4%였다. 세수 확대뿐 아니라 현장 대응 역량을 높이는 데 재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학회는 담배 개별소비세 조정을 추진할 경우 국민 부담을 고려한 단계적 인상과 물가 연동형 조정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상 방식으로는 여러 해에 걸쳐 소폭씩 조정하는 방안이 42.4%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소폭으로 한 차례 조정하는 방안은 24.1%, 큰 폭으로 한 차례 조정하는 방안은 23.6%였다. 현행 가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7.1%에 그쳤다.
물가 등을 반영해 담배 개별소비세를 주기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도 75.8%가 동의했다. 세율이 장기간 동결되면 담배 개별소비세 수입에 연동된 소방안전교부세의 재원 확보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자동 조정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가 담배 개별소비세 조정을 입법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78.2%였다. 학회는 인상분의 소방 안전 용도 법적 보장, 단계적 세율 조정, 물가 연동형 정기 조정 장치 마련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학회 관계자는 “국민 대다수가 소방 재원 확충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담배 개별소비세를 활용한 재원 마련에도 동의하고 있다”며 “인상분이 소방 안전에 쓰이도록 법적으로 보장하는 장치를 포함해 국회가 조속히 입법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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