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취급 제한, 업비트 의존 가상자산 시장 안갯속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시장에서는 상장 시 기업 가치가 5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주택담보대출, 업비트 등의 변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의 깊게 보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전날 금융위원회에 IPO를 위한 주요사항보고서를 제출했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9500~1만2000원으로 책정했다. 이와 함께 케이뱅크는 4100만주의 신주를 유상증자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현재 케이뱅크의 발행주식 총수는 3억7595만주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 4100만주를 포함하면 4억1669만주다. 앞서 케이뱅크는 신주 모집과 구주 매출 비율이 5대5라고 밝혔는데 이 중 신주 모집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공모가 희망 가격 범위(밴드)는 9500~1만2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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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케이뱅크 사옥 전경 [사진=케이뱅크] |
이를 전체 공모 주식 수에 대입해 산출한 공모 규모는 7790억~9840억원이다. 공모가가 밴드 상단으로 정해질 경우 9840억원의 절반인 4920억원이 케이뱅크로 들어오게 된다. 이를 토대로 추산한 상장 후 기업가치는 3조9586억~5조3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예상 시총과 공모 규모 모두 올해 IPO 최대다. 올 들어 가장 높은 몸값을 인정받은 기업은 HD현대마린솔루션(3조7071억원)이었다.
다만 케이뱅크는 주 수입원 주택담보대출과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여파가 큰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이 급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케이뱅크의 담보대출 비중은 45%로, 지난해 말 대비 5%p 증가했다. 이 기간 아파트담보대출 잔액은 약 1조원 급증했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요구로 적극적인 대출 취급이 어려워지며 2분기 증가액 규모는 7500억원에 그쳤다. 이 같은 정부의 기조에 따라 케이뱅크는 5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의 구입자금 취급 대상을 무주택자로 제한하면서 향후 수익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업체 업비트에 의존하는 케이뱅크의 수익구조도 문제다. 최근에는 가상자산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실명계좌 제휴를 한 업비트 예치금 잔액도 줄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이용자 중 업비트 연결계좌 고객 비중은 49.8%에 달한다. 케이뱅크의 2분기 예치금 잔액은 전분기 대비 40% 가량 줄었다. 케이뱅크의 영업이익도 비트코인에 가격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올 들어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사고 있다. 거래량 감소는 곧 수익성 감소를 의미한다. 가상자산업계도 요동치고 있다는 것도 큰 변수다. 가상자산업계 2위 빗썸이 국민은행과의 제휴를 추진하면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때 90% 이상을 차지했던 업계 1위 업비트의 점유율은 빠르게 줄어들면서 65.25%가 됐고 업계 2위 빗썸은 빗썸의 점유율은 15%에서 30%까지 2개 가량 늘며 격차가 갈수록 좁혀지는 상황이다.
먼저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부진하다는 것도 변수다. 지난해 8월 상장 이후 9만4000원을 넘어섰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2만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업비트는 중요한 파트너이지만 은행 본연의 사업으로 더 성장하려고 한다”며 “주택담보대출 취급이 제한됐지만 남은 하반기는 개인사업자 대상 부동산담보대출로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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