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출신 선호…여성 이사 비중 사상 최고치 경신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국내 30대 그룹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한 사외이사 인사에서 뚜렷한 변화가 감지됐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검찰 등 고위 관료 출신 비중은 줄어든 반면, 기업 경험이 풍부한 재계 인사들이 대거 진입하며 사외이사 구성이 실무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모습이다. 동시에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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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그룹 사외이사 경력 분포. [사진=리더스인덱스] |
27일 기업분석기관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자산 상위 30대 그룹 중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239개 상장사에서 활동 중인 사외이사 876명을 전수 분석한 결과, 올해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는 총 152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관료 출신은 39명(25.7%)으로, 지난해(30.7%)에 비해 5%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검찰 출신 인사는 지난해 11명(16.4%)에서 올해 3명(7.7%)으로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이 가운데 중복 선임을 제외하면 신규 인물은 사실상 2명에 그쳤다. 대통령실 출신 인사는 전무했다.
관료 중에서는 국세청(8명), 사법부(6명), 기획재정부(5명) 출신이 주를 이뤘다. 특히 기재부 출신의 경우 전체 신규 중 12.8%로, 지난해(7.6%) 대비 비중이 높아졌다.
반면, 재계 출신 사외이사는 지난해 17.7%(38명)에서 올해 34.2%(52명)로 비중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실제 인원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며, 실무 경험 기반의 이사회 구성 트렌드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학계 출신은 감소세가 이어졌다. 올해 35명(23.0%)으로, 지난해 68명(31.6%)에서 8.6%포인트 하락했다.
그룹별로는 CJ그룹이 관료 출신 선임 비율이 가장 높았다. 올해 선임된 7명 중 6명이 관료 출신으로, 전체 사외이사 28명 중 67.9%가 관료 이력자다. 신세계·두산그룹 역시 관료 출신 선임 비중이 높았다.
삼성은 올해 선임된 9명의 사외이사 중 5명이 관료 출신이며, 이 중 3명은 기재부 출신이다. 다만, 검찰 출신 인사는 추가 선임하지 않았다. 전체 사외이사 중 절반 이상(50.8%)이 여전히 관료 출신이다.
반면 롯데그룹은 올해 가장 급격한 인사 구조 변화를 보였다. 신규 선임된 16명 중 14명이 재계 출신으로, 지난해 2명 대비 급증했다. 백복인 전 KT&G 대표(롯데렌탈), 조웅기 전 미래에셋 부회장(호텔롯데), 손은경 전 CJ제일제당 마케팅 부문장(롯데웰푸드) 등이 대표 사례다.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전체 사외이사 876명 중 여성은 192명(21.9%)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신규 선임자 152명 중 여성은 28명(18.4%)으로 집계됐다. 이는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3년 만에 54.8% 증가한 수치로, 2022년 15.4%, 2023년 18.5%, 2024년 20.3%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관료 중심이던 사외이사 인사 구조가 점차 실무와 기업 경험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ESG와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요구에 맞춰 다양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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