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AI 비전 제시 투자 확대...SK·KT, AI 인프라 강화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 4곳이 2023년 3분기 실적에서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AI와 클라우드 부문 성장세가 실적을 견인하며 그간 제기된 AI 거품론을 잠재우는 듯 보였지만 내년에도 AI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AI는 돈 먹는 하마"라는 진단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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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빅테크 기업들 CI. [사진-연합뉴스] |
국내 기업들 역시 AI 투자를 지속하며 글로벌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AI가 수익성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안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의 우려 해소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5일 주요 외신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AI와 클라우드 부문 수요 증가로 3분기 실적에서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 4개 기업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으며, 이는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한 수준이다.
기업들은 3분기 실적 호조의 원인으로 AI와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를 꼽았다. 앤디 제시 아마존 CEO는 “생성형 AI 활용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의 클라우드 지출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며,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경쟁사 대비 두 배 많은 AI 기능을 출시한 점을 강조했다.
한편 AI 투자에 따른 수익성 우려도 여전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AI 설비에 과도하게 투자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올해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 지출이 약 2090억 달러(한화 약 288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 중 80%가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확장에 투입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3분기 동안 설비 투자에만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600억 달러(한화 약 82조 원)를 지출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3분기 설비 투자를 전년 동기 대비 50% 늘린 149억 달러(한화 약 20조 원)로 집계됐다.
이러한 대규모 AI 투자 기조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호조에도 AI 설비 확대에 대한 부담으로 MS와 메타의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소폭 하락했다. 얼라이언스번스틴의 짐 티어니는 "빅테크 기업들이 AI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이익률에 타격을 입고 있으며, 내년에는 그 부담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AI 부문 매출을 늘려가는 빅테크의 투자 확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익성 확보가 불확실한 국내 AI 기업들의 어깨가 무겁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빅테크의 투자 기조에 발맞춰 AI 투자를 강화하는 한편, AI 사업 비전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에 확신을 주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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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이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 |
SK그룹은 지난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전 세계 AI 대표 기업인과 학자, 전문가 초청해 ‘SK AI 서밋2024’를 열고 AI 사업 비전과 AI 인프라를 통해 국내 AI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최태원 SK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AI 산업이 직면한 병목현상을 언급하며 “AI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몇가지 보틀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 사용 사례(Killer Use Case) 및 수익 모델 부재, AI 가속기 및 반도체 공급 부족, 첨단 제조공정 설비 부족, AI 인프라 운영에 필요한 전력 공급 문제, 고품질 데이터 확보 문제 등을 AI 산업의 주요 과제로 지목했다.
최 회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분야 최고의 파트너들과 협업해 AI 혁신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AI 데이터 센터 구축과 인재 양성 등 AI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T도 지속적인 AI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KT는 지난 9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해 AI 클라우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양사는 5년간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해 한국어 특화 AI 모델 개발 및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MS와의 협력을 통해 KT는 국내 기업과 개인 고객에게 맞춤형 AICT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도 기업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AI·클라우드 허브로 도약해 한국 AI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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