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거래 사전신고 없이 원화 결제…싱가포르·도쿄·런던·중국 4개 거점 활용 확대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우리은행이 싱가포르에서 해외 투자기관의 원화계좌를 개설하고 국내 증권사로 원화를 송금하는 거래를 성사시켰다. 정부가 추진하는 원화 국제화 정책이 실제 해외 투자자의 국내 금융상품 투자로 이어진 은행권 첫 사례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9일 싱가포르지점에서 해외 투자기관의 원화계좌를 개설하고 한국은행 원화국제결제망을 통해 국내 증권사로 원화를 송금하는 거래를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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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투자기관의 원화계좌 개설 및 국내 투자 이미지. [사진=우리은해] |
이번 거래는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원화 국제화 로드맵의 핵심 과제인 역외 원화거래 자유화가 실제 금융거래에 적용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외환당국의 규제 완화에 따라 별도의 자본거래 사전신고 없이 해외에서 개설한 원화계좌를 통해 국내 투자자금을 송금했다.
기존에는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원화 금융상품에 투자하려면 국내 금융기관에 별도 계좌를 개설하고 국내 금융기관의 영업시간에 맞춰 결제를 진행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하지만 해외원화업무취급기관(RFI-K) 제도 도입으로 해외 현지에서 원화계좌를 개설하고 현지 영업시간에 맞춰 원화를 결제할 수 있게 됐다.
RFI-K는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금융기관에 별도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원화를 지급·수령하거나 보유·조달·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다. 해외 투자자가 RFI-K에 원화계좌를 개설하면 해당 기관은 한국은행 원화국제결제망 참가기관에 개설한 통합원화계좌를 통해 고객의 결제를 처리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9월 21일부터 원화국제결제망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이 참여하고 있으며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24시간 운영된다.
이에 따라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과의 시차에 따른 제약을 줄이고 현지 영업시간에 원화 결제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행은 시범운영을 거쳐 2027년 1월 정식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9월 싱가포르지점과 도쿄지점, 런던지점, 중국법인 등 해외 4개 거점을 RFI-K로 등록하고 관련 인가를 확보했다.
이번 첫 실거래를 계기로 아시아와 유럽 주요 금융시장의 현지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원화국제결제망 이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각 지역의 영업시간에 맞춘 원화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외 투자기관의 국내 금융상품 투자 편의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나지영 우리은행 자금시장운용부 부부장은 “원·달러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이후 역외에서 원화 송금이 실제로 이뤄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거래 편의를 높이고 원화 국제화 과정에서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원화 결제 서비스를 확대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자본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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