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관리 위해 선제적 책무구조도 도입
동아시아 넘어 동유럽 시장 해외진출 '고삐'
미래가치 실현 "디지털 혁신"중심 조직편제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올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수장들이 새로 교체됐다. 이번에는 예상치 못한 파격적인 인사쇄신이 이뤄지면서 이들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에는 금융사고 사건이 많은 만큼 은행장들은 내부통제에 고삐를 죄며 신뢰회복 청사진을 걸었다. 을사년을 맞아 새 은행장들의 신년 경영전략회의 통해 발표한 중점과제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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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주요 은행장 중 홀로 연임해 성공하면서 앞으로 그의 경영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신한은행 제공] |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주요 은행장들의 교체쇄신 움직임 속에도 홀로 연임에 성공했다. 연임 배경에는 임기 내내 호실적을 통해 리딩뱅크를 탈환한 것도 큰 이유이지만, 타 은행들 보다 금융사고가 적고, 내부통제 강화에도 집중한 노력이 밑바탕 됐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위기대응 면에서 내실성장을 다지고, 리딩뱅크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 행장은 올해 경영목표제시 방향은 "Value-up together! 본업의 혁신으로 미래를 향해 성장하는 견고한 은행!"이라고 세웠다. 경영키워드로는 ▲본업의 가치 혁신 ▲미래 준비 ▲견고한 체질 등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 새해에도 '내부통제'집중…책무구조도 솔선수범
정 행장은 신년사 통해 '강유겸전(剛柔兼全)'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함께 갖추어 조화를 이루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불확실한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그의 경영철학 뜻과 맞닿아 있다.
정상혁 행장이 기본과 원칙이라고 제시한 부분은 '고객 신뢰'를 강조한 뜻으로도 풀이된다. 이에 취임 때 일성으로 내세운 "내부통제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라고 했듯이, 올해도 내부통제 체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향을 고집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3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달성해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다. 또 은행 중에서도 금융사고율이 적어 내부통제 '모범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신한은행은 내부통제 완성도인 책무구조도 도입 마련을 위해 솔선수범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9월, 금융권 최초로 내부통제 책무구조도를 감독당국에 제출한 바 있다. 이때 고객자산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3선 체계 기반을 바탕으로 고객자산리스크 관리방향을 설정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주문한 '책무구조도 시범운영' 참여를 본격화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고객자산리스크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했으며, 고객 관점 맞춤 포트폴리오 관리를 강화해 고객자산을 더욱 정교하게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모든 임직원들이 '내부통제 실천약속'을 작성하고 이행을 다짐하는 선언식도 개최했다.
정상혁 행장은 지난 3일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특히 유념해야 할 것은 리더들이 도덕적으로 바른 기준을 가지고 균형을 잡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 글로벌 사업 안정화…질적성장 다짐
정 행장은 ‘해외법인 이익 1위 은행’ 자리를 지키기 위해 글로벌사업 역량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 행장은 올해 사업계획안에서 전 부서에 "글로벌 사업부문과 무엇을 함께할 수 있을지 본점 부서가 제안하라"라고 지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재 조인트벤처(JV)설립, 현지금융회사 지분투자 등 글로벌 투자중심의 인오거닉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신한은행이 글로벌 사업에 주력적으로 박차를 가해왔던 베트남과 일본 등에서 인오가닉 성장(지분투자·M&A 등 외부 동력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이익잉여금을 활용한 과감한 도전을 시도할 계획으로도 알려진다. 동아시아를 넘어 북미나 동유럽 지역에도 시장지배력 확보에 나선다. 이밖에도 공급망 재편 수혜지역에서는 영업 커버리지 확대, 기업투자금융(CIB) 등 조직을 활용한 본격적인 성과 창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디지털 기반 리테일 시장에 참여해 점유율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지분투자 방식의 차별적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30년까지 해외 사업장 순이익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동안 해외사업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줬다.
신한은행 해외법인 10곳은 2024년 1분기에 1401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 4대 은행 중 가장 높은 해외 수익을 기록했다. 특히 베트남과 일본 법인의 실적이 두드러졌으며,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한 크레딜라와의 지분인수 계약 체결 등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 밸류업 투게더 경영전략 제시…디지털 혁신 박차
정 행장은 새해 경영 전략목표로 ‘밸류업 투게더(value-up together)’를 제시하고 본업의 가치혁신을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견고한 체질을 확보하는 데 모든 자원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에 따라 최신 디지털 기술을 내재화 해 금융 서비스에 접목함으로써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하고 금융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정 행장은 올해 조직개편에서 디지털 혁신에 초점을 맞춘 모습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디지털이노베이션그룹'을 신설하고,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서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플랫폼 Biz 중심 조직'과 '디지털이노베이션 그룹'을 재편했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디지털 기술 활용을 가속화하하기 위함이다.
신한은행은 특히 소상공인 상생을 위해 운영하는 공공배달앱 '땡겨요' 사업단과 대학생 특화 플랫폼 '헤이영 캠퍼스'도 디지털이노베이션 그룹으로 재편했다. 헤이영 캠퍼스는 20대 고객을 위한 금융을 위한 특화 플랫폼으로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대학생 학생증·학사관리 플랫폼 서비스'를 부수업무로 인정받으면서 금융기능도 탑재할 수 있게 됐다.
기존 디지털사업부 소속의 디지털혁신단(AI연구소, AI유닛)은 고객솔루션그룹으로 이동했다. 은행권 최초의 AI영업점인 AI브랜치, 마이데이터 유닛, 슈퍼쏠플랫폼부도 고객솔루션그룹에 포함됐다.
이 같은 조직개편은 신한은행이 연구해서 개발한 디지털기술이 고객과 접점을 찾아서 서비스로 고도화해야 한다는 정 행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정 행장은 앞서 2일 신년사에서 "변화하는 금융시장 환경 속에서도 강한 내실과 유연한 대처로 신한은행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겠다"며 "2025년을 내부통제 체계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 해로 삼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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