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6년 기다렸는데 추가 보상금 협의중"… SK이노 산재 피해자의 '호소'

에너지·화학 / 박제성 기자 / 2026-07-20 15:30:40
2010년 울산CLX 폭발사고 생존자 서한 공개되자…직원 익명 커뮤니티서 '갑론을박'
"16년 후 치료·배상 등 추가 보상 약속받았지만 퇴직 후 여전히 협의중"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SK이노베이션 울산CLX(Complex)에서 36년간 근무해 퇴직한 A씨가 공개서한을 보내 2010년 울산CLX 폭발사고와 관련한 추가적인 산업재해 보상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해당 서한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확산되면서 사고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 여부와 회사의 현장 안전관리 책임을 둘러싼 직원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 SK서린빌딩. 

 

A씨가 공개한 서한에 따르면 사고는 2010년 12월 20일 오전 9시30분쯤 울산CLX PSA-2 공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촉매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성된 비상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한 A씨는 세계 최초로 시도된 'PSA-2 Hot N2 Purge' 작업을 수행하던 중 폭발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고로 근로자 3명이 숨졌으며 A씨 역시 전신의 23%에 달하는 중화상을 입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A씨는 사고 이후 약 3년 동안 17차례에 걸쳐 피부 이식과 성형수술을 받았으며 손 부위에는 수지장애 판정을 받아 현재까지 일상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서한에서 "16년이 지난 지금도 사고 당시의 기억이 반복적으로 떠오른다"며 사고 이후 정신적 고통도 계속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보상 문제를 둘러싼 부분도 제기했다. A씨는 당시 SK에너지 대표로부터 치료와 배상을 약속받았으며 복직 이후 담당 임원에게서 "재직 중에는 배상 사례가 없어 퇴직 시점에 다시 논의하자"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에서는 사고 당시부터 치료비를 비롯한 보상을 모두 마쳤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A씨에 따르면 퇴직을 앞둔 현재 회사 노사 담당 부서로부터 별도의 보상 규정이 없다는 설명과 함께 비공식적으로 30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 받았을 뿐이다.


◆ 16년 전 ‘퇴직 시 추가 보상 논의는 회사 측 "경영진 판단 사안"


▲블라인드에 A씨가 올린 관련 글 내용[사진=블라인드]

이에 A씨는 공개서한을 통해 ▲산업재해 피해자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 제도 마련 ▲재해자의 의견이 반영되는 공식 소통 창구 구축 ▲위로금이 아닌 피해자의 권리로 인정받는 보상체계 마련 등을 회사 측에 요구했다.

 

공개서한이 블라인드에 게시된 이후에는 A씨의 보상 문제를 넘어 SK이노베이션의 안전관리 문화 전반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도 쏟아졌다.

 

일부 직원들은 산업재해를 입은 근로자에 대한 보상과 예우가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안전 문제를 제기하는 구성원의 목소리가 조직 내부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 직원은 "SK이노베이션은 '구성원 행복'과 '안전'을 경영 슬로건으로 내세우지만 현실은 정반대"라며 "구성원은 끊임없이 희생을 요구받고 그 결실은 오너와 경영진의 몫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전 문제를 제기하면 '설비 투자할 예산이 없다', '조심해서 일하면 된다'는 식의 답변이 돌아온다"며 "협력업체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원은 "위험한 일은 욕을 먹더라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관리자들은 멀리서 지켜보고 저연차 직원들에게 현장에 들어가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 측은 해당 사고 발생 이후 피해 직원에게 치료비 등을 포함한 피해자와 약속한 모든 보상을 합의 하에 완료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사고 발생 이후 피해 직원에게 치료비를 포함한 보상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왔다”며 “최근 피해 직원이 추가 보상을 요구한 부분과 관련해 이 분이 퇴직은 했지만 현재도 원만하게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앞서 사고 이후 피해 직원의 희망을 반영해 근무 부서를 조정하는 등 필요한 지원 조치를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가 보상이나 향후 조치와 관련한 부분은 최종 결정 권한이 있는 경영진 차원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며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을 아는 바가 없다”고 전했다.


◆ 산재 후유증, '사고 직후 보상' 넘어 장기 지원체계 필요성 부상

 

이번 사안은 산업재해(산재) 피해자의 장기 후유증을 기업이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남긴다. 

 

사고 직후 치료와 금전적 보상이 이뤄졌더라도 수년 또는 수십년 뒤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이 지속될 경우 이를 기존 보상으로 종결된 문제로 볼 것인지 아니면 별도의 추가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하는지를 두고 기업 내부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A씨 역시 개인적인 추가 위로금 차원을 넘어 산업재해 피해자에 대한 공식적인 보상 제도와 소통 창구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향후 유사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 근로자 개인이 퇴직 시점까지 보상 문제를 장기간 제기해야 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명확한 내부 기준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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