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예산, 9.4조원으로 84%↑…'모두의 AI'에 2500억원 투입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정부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서비스 구축에 나선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하 독파모)'을 통해 국산 AI 기술력 확보에 속도를 낸 데 이어, SK텔레콤·카카오·KT 등 국내 기업들과 손잡고 전 국민 체감형 AI 서비스인 '모두의 AI'를 연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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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달 3일 오전 전남광주 광산구 국립광주과학관에서 열린 '모두의 AI 성장사다리 프로젝트'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최근 전 국민 대상 AI 서비스 구축 사업인 모두의 AI 프로젝트 수행기관으로 SK텔레콤과 카카오, KT가 각각 주도하는 3개 컨소시엄을 최종 선정했다.
이번 공모에는 총 6개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과기정통부는 AI 모델·서비스 경쟁력과 GPU 활용 계획 등을 살피는 서면평가에 이어 서비스 편의성, 이용자 확보 전략, 품질·안전성, 국내 AI 생태계 기여 방안 등을 평가해 사업자를 추렸다.
선정된 컨소시엄은 범용 AI 챗봇과 복잡한 공공 행정 절차를 대신 처리하는 공공 AI 에이전트, 의료·금융·교육·커머스 등 분야별 특화 서비스를 개발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중 3개 사업자와 협약을 체결하고 실무협의체를 구성한다. 이후 베타 서비스를 거쳐 연내 모두의 AI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공공데이터 연계를 위한 관계부처 협의도 함께 추진한다.
또한, 올해 선정 사업자들에게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인 B200 총 512장을 지원하고, 내년부터 전 국민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운영 비용도 정부 예산을 통해 뒷받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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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의 AI에 선정된 SKT, 카카오, KT 컨소시엄. [사진=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홈페이지 캡쳐] |
◆ 전화·문자부터 카톡·포털까지…일상 생활 속 AI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이용자의 요청 하나로 계획 수립부터 실행, 결과 확인까지 처리하는 '실행형 AI'를 앞세운다.
앱과 웹뿐 아니라 전화와 문자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과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인다. 공식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가 없는 매장이나 관공서에도 AI가 직접 전화를 걸어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기능을 구현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에는 SK텔레콤을 비롯해 굿닥, 노타,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라이너, 사운더블헬스, 셀렉트스타, 신한카드, 알프레드, 에임인텔리전스, 에이투시스, 엘리스그룹, 채널코퍼레이션, 티맵모빌리티, 페르소나AI, 하나카드, 한국세무사회전산법인, 해빗팩토리, 해시드벤처스, SK브로드밴드 등이 참여한다.
의료와 금융, 세무, 모빌리티 등 생활과 밀접한 기업·기관들이 포진한 만큼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병원 탐색과 금융 정보 확인, 세무 상담, 이동 경로 안내 등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구축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컨소시엄은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핵심 진입점으로 삼는다. 이용자가 별도의 AI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메신저 안에서 범용 챗봇과 AI 에이전트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카카오를 중심으로 LG유플러스와 LG AI연구원, LG전자, LG CNS,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서울대학교병원, 신한은행, 루닛, 원더풀플랫폼, 웍스피어, 자비스앤빌런즈, 데이원컴퍼니, 크라우드웍스, 퓨리오사AI 등이 힘을 합쳤다.
카카오와 LG 계열사의 플랫폼·통신·AI 기술에 서울대병원과 루닛의 의료 역량, 신한은행의 금융 서비스, 퓨리오사AI의 AI 반도체 기술 등을 결합한 대형 연합체다.
카카오는 LG유플러스와 연내 범용 전화 AI 서비스의 라이트 버전을 선보이고, 'PlayMCP' 및 AI 에이전트 마켓플레이스와 연계해 스타트업이 특화 에이전트를 직접 개발·시험·유통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시니어케어와 세무 등 생애주기별 서비스도 제공한다.
KT 컨소시엄은 포털과 통신, IPTV를 아우르는 다채널 전략을 내세웠다. 컨소시엄에는 KT와 다음, 무신사, 직방, EBS, 매스프레소, BC카드, 커넥트웨이브, 딥서치, 솔트룩스 등이 참여한다. 포털과 쇼핑, 패션, 부동산, 교육, 금융, 데이터 분석 등 국민의 일상과 맞닿은 서비스를 하나의 AI 대화 흐름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이용자가 AI와 대화하며 정보를 탐색하고 상품·서비스를 비교한 뒤 공공·특화 서비스 실행과 사후 관리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다음의 검색·뉴스·콘텐츠와 무신사·직방 등 파트너 채널에 AI 진입점을 마련하고, KT의 통신 채널과 IPTV도 연결한다.
◆ 독파모는 ‘두뇌’, 모두의 AI는 ‘손발’…정부 AI 전략 입체화
모두의 AI는 정부가 추진해온 독파모 프로젝트와 맞물려 국내 AI 생태계의 외연을 넓히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독파모가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고 성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사업이라면, 모두의 AI는 해당 모델과 국내 기업의 AI 기술을 국민이 실제 사용하는 서비스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최근 독파모 2차 단계평가를 거쳐 SK텔레콤과 LG AI연구원, 업스테이지를 3차 단계 진출팀으로 선정했다. 이들 3개 팀에 지원하는 B200 GPU도 기존 총 768장 수준에서 1000장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SK텔레콤과 LG AI연구원은 독파모에서 자체 모델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각각 SKT·카카오 컨소시엄을 통해 모두의 AI 서비스 구축에도 참여한다. 모델 개발과 서비스 실증이 별개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기술 고도화와 실제 이용자 확보가 서로 맞물리는 구조다.
정부가 2조800억원 규모의 사업을 통해 차세대 GPU 9704장을 확보하고 AI 컴퓨팅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확보한 GPU를 독파모와 국가 AI 프로젝트, 산학연 AI 서비스 개발 등에 투입해 이른바 ‘AI 고속도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정부의 AI 드라이브는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더욱 뚜렷해졌다. 과기정통부의 2027년도 AI 예산은 9조4000억원으로 올해보다 84.3% 늘었다. 이 가운데 GPU 등 AI 컴퓨팅 자원 확보에 3조8500억원을 투입해 독파모를 비롯한 최상위급 AI 모델 개발을 뒷받침하고, 국민이 직접 이용하는 ‘모두의 AI’ 사업에도 2500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이에 따라 정부 AI 정책은 ▲'AI 고속도로'를 통한 연산 인프라 확보 ▲독파모를 통한 자체 모델 개발 ▲모두의 AI를 통한 대국민 서비스 확산 등 세가지 축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다만, 정부 지원이 일회성 서비스 출시에 그치지 않으려면 사업자별 서비스의 차별성과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개인정보 보호와 AI 오작동 방지 대책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슷한 기능을 갖춘 서비스가 중복 개발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컨소시엄 간 경쟁과 함께 공공데이터·AI 에이전트 생태계의 개방성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인공지능을 비롯한 신흥기술은 이제 연구실 안의 기술을 넘어 국가의 성장과 산업의 경쟁력,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과감한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 혁신을 뒷받침하는 제도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AI 혁신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AI가 기술력 평가를 넘어 실제로 국민이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하고 국내 AI 기업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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