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NH농협은행 일정 못잡아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은행권이 최근 단행한 희망퇴직이 저조한 데 따른 여파로 올해 상반기 신입 행원 채용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28일 금융권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가운데 하나은행은 예년보다 100명을 줄였고 우리은행 역시 50명을 감축한 규모로 올해 상반기 신입 행원을 선발한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의 경우 아직 상반기 채용 규모와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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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최근 단행한 희망퇴직이 저조한 데 따른 후유증 때문에 올해 상반기 신입 행원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자료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
무엇보다 이 같은 현상은 금융당국의 견제로 은행들이 인건비 비중을 올리기 힘든 가운데 퇴직조건 악화로 희망퇴직을 통한 구성원의 자연 감소가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대 은행 희망퇴직 조건은 전년에 최대 35∼36개월치 급여에서 일제히 31개월치로 악화됐다.
일단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적게는 50명에서 많게는 100명까지 상반기 신입 행원 채용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돼 영업점포가 줄어든 것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에는 금융당국의 요구 때문에 신입 채용을 늘렸으나 불확실성 확대와 경영효율 제고 필요성, 인건비 부담 증가로 상반기 5대 은행의 채용규모는 1000명대를 맴돌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에 따른 디지털 전환과 오프라인 영업점 통폐합이 가속화되는 만큼 앞으로 은행의 취업 문턱이 높아진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는 1969년생까지 고령의 고임금 임직원들이 물러나야 하는데 예년보다 특별퇴직금 등 희망퇴직 조건이 나빠져 신청자들이 많이 감소했다. 당장 한정된 인건비 예산 안에서 신입 채용을 진행해야 하는데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솔직히 비대면 거래가 보편화된 마당에 오프라인 영업점을 유지하고 운영하는 데 따른 메리트는 사라졌다. 금융당국이야 점포를 줄이지 말라고 하지만 경영효율 차원에서 본다면 (영업점 통폐합은) 어쩔 수 없는 대세의 흐름"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작년말부터 올해까지 5대 은행에서 희망퇴직한 인원은 1868명인데 이들이 받은 퇴직금은 평균 5억원대로 추산된다. KB국민은행은 674명으로 전년 713명보다 39명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234명으로 전년 388명에 비해 154명이나 줄었고 하나은행 역시 226명으로 전년 279명보다 퇴직자가 53명 감소했다. 유일하게 퇴직자가 늘어난 곳은 우리은행으로 362명인데 전년 349명에 비해 13명으로 소폭 늘어난 정도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작년말 372명이 퇴직해 2022년말 493명에 비해 121명이 줄었다. 결과적으로 5대 은행에서 올해 초까지 총 1868명이 퇴직해 전년 기준 2222명에 비해 354명, 15.9%의 희망퇴직자가 감소한 것이다.
따라서 1960년대생 베이비붐 세대로 고임금을 받는 고령 임직원의 희망퇴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면 향후 은행의 인적자원 구조도 경직될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편 하나은행은 내달 11일까지 ▲일반 ▲디지털·ICT ▲지역인재 ▲디자인 크리에이터 등 4개 부문에서 신입 행원을 선발하며 별도로 보훈 특별채용 등 모두 150여명을 채용한다. 작년 같은 기간 250명을 선발한 것에 비해 100명이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3월13일까지 ▲기업금융 ▲개인금융 ▲지역인재 등 3개 부문과 5개 지역인재 부문 등에서 채용일정을 진행해 180명을 선발한다. 230명을 뽑았던 전년 동기보다 50명이 감소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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